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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재계 일성 “절체절명 위기상황”“바꿔야 산다”

주요 대기업 CEO

주요 대기업 CEO

국내 주요 대기업도 2일 일제히 시무식을 개최했다. 최저임금 갈등으로 어수선하게 기해년(己亥年)을 시작한 재계는 대부분 올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저마다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놨다.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시무식에서 밝힌 올해 경제는 ‘위기’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2019년은 매우 힘든 한 해가 분명하다”며 “미·중 무역 갈등으로 국제 교역이 위축하고 글로벌 경기도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절박함으로 임해야 한다”며 절박함을 강조했다. ‘선진국·신흥국 동반 경기 하락으로 불확실성 높아졌다(최정우 포스코 회장)’라거나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에 생존이 고민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조현준 효성 회장)’이라는 신년사는 대기업이 올해 경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준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경기 전망은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 때문이다.  
 
통계청이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작성하는 경기동행·선행 종합지수는 1년 6개월 전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하락세다. 경기동행지수(98.2·2018년 11월)는 9년 6개 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경기선행지수(98.6)도 9년 7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의결하면서 갈등을 부채질했다. 1일부터 최저임금(8350원)은 지난해보다 10.9% 상승했다.
 
이처럼 악화하는 환경에서 재계 총수는 지금까지 업무 관행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개발·공급·고객관리 등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자”고 주문했다.
 
중국·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직접 신년사를 발표하는 대신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와 대담 형태로 신년회를 열었다. 일하는 방식의 근원적인 변화(딥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하기 위해서 신년회 진행 방식도 바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전략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실행계획을 세우자”고 말했다.
 
올해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이들은 위기 대응 방안을 찾는 데 주력했다. 스마트폰·가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김기남 부회장은 ‘초일류·초격차’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해 다른 기업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생각이다.
 
손경식 CJ 회장은 ‘글로벌 1등 생활문화기업’을, 황창규 KT 회장은 ‘글로벌 1등 플랫폼 사업자’를 선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유통업체가 어중간한 중간자로 자리잡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경영 화두로 ‘초저가’를 제안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우리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고 안병덕 코오롱그룹 원앤온리위원회 부회장은 “보여주기식 전략·계획 대신 보고체계 등 일하는 틀을 새로 짜자”고 말했다.
 
젊은 총수는 이날 시무식에 처음 데뷔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1999년 입사 후 20년 만에 처음 시무식을 주재하며 “올해가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라고 선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라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을 제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취임 후 첫 시무식을 맞았다. 10분간 발표한 신년사에서 그는 ‘고객’이란 단어만 30차례 언급하며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지난해 각종 악재를 경험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새해 시무식에서 임직원과 소통을 강조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한편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 이재용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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