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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1조 바이백 취소' 폭로…그날 채권시장 누군가 손해 봤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로 1년 넘게 미궁에 빠져있던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조기 상환(바이백)' 취소 사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당시 일부 기관 투자가는 일시적으로 상당한 평가손실을 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전 사무관이 지목한 2017년 11월 14일의 일이다. 기재부는 다음날로 예정된 1조원 규모의 ‘제12차 국고채 매입’을 돌연 취소한다는 공지를 띄었다. 오후 3시 20분쯤으로 채권시장 마감이 10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각이었다.
 
채권시장은 바로 혼란에 빠졌다. 전날까지 연 2.1%대에서 움직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211%로 치솟았다. 전날까지 연 2.3%였던 국고채 5년물 금리도 2.417%로 튀었다. 금리 0.001%포인트에도 수억, 수십억 자금이 움직이는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2017년 10월부터 미국의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럴 때 기재부가 이미 발행한 국고채의 일부를 되사면 그만큼 채권값은 오르고 금리는 내리는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기재부에선 사전 예고나 설명도 없이 바이백 취소를 통보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방통행식 바이백 취소는 가뜩이나 불안한 채권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졌고, 정부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국채 물량을 정리하는 외국인 투자자까지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당시 기재부에서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바이백을 취소했다”며 “결국 기재부와 연줄이 있을 만한 외국계 금융사의 국채 전문 중개인(PD)을 총동원해 이유를 알아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바이백을 할 단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 등 정확하지 않은 추측만 난무했다”며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정말 황당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담당자도 “기존에 기재부가 바이백을 많이 해둬서 물량 조절 차원에서 취소한 거 아니냐고 추정만 했다"며 "워낙 갑작스러워서 이해가 안 되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사무관 폭로대로 국가 채무 비율을 조정하려고 바이백을 취소했다고 추측한 업계 관계자는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바이백 취소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값 상승(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국고채 보유 비중을 높였던 일부 기관은 상당한 평가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 금리가 다시 내렸기 때문에 급히 매매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실제로 큰 손실을 보지는 않았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그날 일시적으로 평가손실을 봤을 순 있겠지만 이후 기재부가 예정대로 바이백을 다시 했고 금리도 곧 안정을 되찾았다”며 “월간이나 분기 기준으로는 큰 손실을 봤다고 할 수 없고 손실액을 정확히 추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바이백(buy-back)=정부나 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시장에서 되사서(buy) 회수하는(back) 걸 말한다. 보통 국고채는 발행할 때 미리 정해놓은 회수 시기(만기)가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일정을 앞당겨 되사는 걸 바이백이라고 한다. 국고채 조기 상환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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