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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부여 연 60만원 농민수당 도입…포퓰리즘 논란

자치단체에 농민수당(농민기본소득)제 도입이 줄을 잇고 있다. 농민수당은 영농규모나 수확량 등에 상관없이 농가에 소득보전 개념으로 일정액을 주는 제도다. 경작 규모에 따라 지급하는 농업직불금과도 차이가 있다.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 별관에서 최근 열린 '강원도 농민수당 실현을 위한 토론회'에서 도 농업관계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뉴스1]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 별관에서 최근 열린 '강원도 농민수당 실현을 위한 토론회'에서 도 농업관계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뉴스1]

  

“농민 최소한의 삶 보장해야”
이재명 경기지사도 적극 추진
전국 농가에 다 주면 1조4000억
전문가 “예산 어떻게 감당할건가”


전남 해남군은 올해부터 농민수당을 준다. 농사를 짓는 모든 농가에 상·하반기 각각 30만원씩 연 간 총 60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농업 외 종합소득금액이 5000만 원 이상인 농가는 제외된다. 해남군은 이런 내용을 담은 ‘농민수당 지원 조례안’을 지난해 12월 만들었다. 해남군은 1만4579가구의 농가에 60만원씩 지급하면 연간 90억 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매월 지급액은 5만원이다.
 
농민수당 지급 대상은 현행 농업·농촌 기본법에 정한 농업인이다. 1년 중 90일 이상 농사를 짓거나 1000㎡ 이상 농지를 경영·경작하는 경우, 수확물의 연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해남군 농민수당은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상품권은 해남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농업은 먹을거리 생산이라는 일차적인 기능 이외에 식량 주권, 지하수 보전, 국토 관리 등 국가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어 농민수당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남 강진군도 농민수당과 같은 형태의 보조금을 지난해부터 지원해왔다. 2008년부터 벼 재배 농가에만 지급했던 ‘농업경영인 안정자금’을 모든 농가(7000여 가구)로 확대한 것이다. 지급액은 농가당 연간 70만원이다. 전남에서는 장성·함평·장흥군 등에서 농민수당 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충남 부여군도 올해 농민수당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농민수당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민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부여군은 2020년까지 농가(1만1800가구)당 연간 50만원을 주고, 2021년 이후에는 6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60만원씩 주면 연간 28억3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부여군은 올해 상반기 안에 관련 조례를 만들기로 했다. 
 
부여군도 농민수당 지급 대상을 농업·농촌 기본법상의 농업경영인 기준에 따라 정할 방침이다. 부여군 농민 임병재씨는 “농민수당은 액수가 적지만 농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함양군도 농민수당제를 지난해 1월부터 시행중이다.  
충남 논산에서 가을걷이 들녘에 농민들이 새참을 먹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 논산에서 가을걷이 들녘에 농민들이 새참을 먹고 있다. [중앙포토]

 
경기도는 농민수당(농민기본소득제)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농업인에게 일정 금액을 지역 화폐로 지급해 농가도 살리고 지역 경제도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에는 1만7000가구의 농민이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1월 28일 양평구민회관에서 열린 '농민 기본소득 보장을 위한 초청 강연 및 토론회에서 "농민기본소득제를 통해 농민이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전북 고창, 경기 양평 등이 농민수당제 도입을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경남 산청·의령·양산, 강원 춘천·양구 등 상당수 지자체도 관심을 갖고 있다. 광역단체로는 충북·충남·경남·제주·전남·강원도 등이 논의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청년수당 등과 비교할 때 형평성 문제가 있는 만큼 농민 기본소득제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농민수당은 직불금제도와는 다르다. 직불금은 경지면적 1ha당 밭농사의 경우 70만원, 논농사가 100만원이다. 하지만 전국 농민 가운데 76%가 1ha 미만의 소규모이다. 충남연구원 박경철 박사는 “생산 이외에 국내 농업의 가치는 환경보전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할 때 80조〜250조에 달하지만,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농민수당은 최소한의 보상 장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수당은 많은 예산이 있어야 하는 등 문제점도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포퓰리즘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국의 농업경영체로 분류되는 농가는 240여만 가구이다. 이들에 월 2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할 경우 연간 6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소득보전 등을 위해 농민수당도 필요하지만 많은 예산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대책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해남·수원=김방현·최경호·최모란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농민수당(농민기본소득)제 논의 및 실행중인 지자체 현황/자료: 각 지자체
전남: 강진, 해남(시행중), 강진, 해남, 함평, 영광, 장성, 순천, 담양, 화순
전북: 고창  
경남: 함양군(시행중), 거창(확정), 산청군, 의령군, 양산시, 거창군, 함안군  
강원: 춘천, 양구, 홍천
경기: 여주, 양평
충남: 부여(확정)
<광역 지자체>
전남·전북·충남·충북·경기·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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