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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파격 신년사’ 본 태영호 “문·트럼프 보며 따라해…마이크·깃발 등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여러가지 의전 측면에서 선진국을 모방하는 걸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노동당 대회의장 연단에 서서 신년사를 낭독해왔던 것과 달리 올해 신년사에선 소파에 앉아 진행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채널A ‘뉴스탑텐’에 출연해 “김정은이 정상국가의 정상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상당히 고심했다는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장소와 관련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안에 김정은이 외부 손님들을 만나는 접견실로 판단된다”며 “이 방은 오늘 처음 외부에 공개된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자신의 집무실로부터 접견실까지 걸어 나오는 장면도 방송에 다 담겼다. 김여정 제1부부장과 조용원 부부장 등이 따라오고,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안내하는 등 마치 (김정은이) 정상적인 집무를 하다가 (집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부인사를 만나거나 언론 브리핑을 할 때 사무실에서 걸어 나오는 장면을 보고 ‘우리도 정상국가 지도자처럼 해보자’ 이렇게 권유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상당히 김정은으로서는 북한의 형식이 답답하고 구식이었다고 생각하고 이를 혁신해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배경에 인공기와 노동당기를 세운 데 대해서 “저도 오늘 처음 봤다. 북한은 (통상) 두 깃발을 집무실에 놓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의 집무실을 보면서 요구한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2018년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노동신문 캡처]

2018년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노동신문 캡처]

 
태 전 공사는 특히 김 위원장의 옆 작은 탁자 위에 놓인 마이크를 주목하며 “북한은 그동안 최고 지도자의 연설 때 마이크를 장황하게 많이 놓는다. 실제 필요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내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다”면서 “이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인터뷰할 때 모습과 흡사하다.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강렬한 취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낭독 도중 박수 소리가 없는 점도 아주 특이하다”며 “북한은 지도자가 연설할 때 청중이 없더라도 3~4문장 사이에 박수 효과음을 무조건 넣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모든 문제를 현실적으로 접근하려는 김정은 사고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봤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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