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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트럼프는 닷새에 한 번 인터뷰 하는데

박현영 글로벌경제팀장

박현영 글로벌경제팀장

미국 대통령이라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법이 특별한 것 같지는 않다. 남들처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랬다. 지난달 31일 ‘애정하는’ 폭스뉴스와 인터뷰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인터뷰어는 친분이 두터운 진행자였다. 트럼프의 폭스뉴스 사랑은 유별나다. 이날을 포함해 취임 후 23개월간 폭스뉴스와 41회 인터뷰했다. 월 1.7회꼴이다.
 
쉬운 질문을 던지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해도 물고 늘어지지 않으니 트럼프가 이 매체를 선호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보수 성향 케이블TV 뉴스채널은 지지층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율적 수단이다. 주류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트럼프 입장에선 국정 철학을 퍼뜨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매체를 배제하는 건 아니다. “망해가는 신문”이라고 조롱한 뉴욕타임스, “아마존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신문”이라고 공격한 워싱턴포스트와도 1대1 인터뷰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AP·로이터통신, CBS·ABC 방송 등 다른 주류 매체도 자주 트럼프와 단독으로 만났다. 지역 라디오 방송의 출근길 시사 프로그램에도 기회가 돌아갔다. 트럼프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언론과 인터뷰한 횟수는 70회가 넘는다. 트럼프 일정표에는 닷새에 한 번꼴로 인터뷰가 잡힌다.
 
리얼리티쇼 스타 출신이어서 유난히 미디어 노출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정한 소통왕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오바마는 취임 후 465일 동안 언론과 187회 인터뷰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는 95회에 그쳤다. 로널드 레이건 이후 6명의 전·현직 대통령의 언론 노출을 추적해 온 정치학자 마사 쿠마 교수가 조사한 결과다. 대신 트럼프는 백악관 정원이나 에어포스 원 탑승 직전 백악관 풀(pool) 기자단과 주고받는 질의응답 횟수에서 오바마를 앞섰다. 트럼프 170회, 오바마 55회다.
 
대통령 성향을 불문하고 기자들과의 접촉은 대통령의 임무로 간주한다. ‘가짜뉴스’라는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이자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정의한 트럼프마저도 인터뷰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트럼프는 지난해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라는 단어를 174회 사용했다. 이틀에 한 번꼴이다. 그런데도 기꺼이 ‘가짜’들과, 또 ‘적군’과 마주 앉았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끝까지 외면하는 매체도 있다. CNN이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CNN 기자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하자 “듣고 싶은 질문만 듣는 건 독재자나 권위주의적 리더”라는 비판이 나왔다. 취임 19개월 동안 한 번도 국내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에는 소통에 대해 생각하기를 바란다.
 
박현영 글로벌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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