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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유니콘] 중국선 신사업 시작하면 첫 5년은 규제 프리

유니콘기업의 요람 중국 르포
항저우 시내에 위치한 음식점에는 테이블에 매뉴판 대신 QR코드가 붙어있다. 박민제 기자

항저우 시내에 위치한 음식점에는 테이블에 매뉴판 대신 QR코드가 붙어있다. 박민제 기자

 지난해 12월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밍하오 인터내셔널 호텔에선 한국어는 물론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호텔 이용에 불편함은 크지 않았다. 한국어를 써도 호텔 직원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태블릿PC의 음성 번역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아듣고 답해줬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개발한 앱이다. 
중국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음성번역기

중국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음성번역기

 알리바바 등 거대 IT기업 본사가 몰려 있어 ‘대륙의 스마트 시티’로 불리는 도시답게 음식점 식탁에는 메뉴판 대신 QR 코드만 붙어 있었다. 식당을 찾은 사람들은 종업원을 부르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나온 메뉴를 보고 음식을 시켰다. 항저우 시민들은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드는 대신 ‘띠띠’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차량 호출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앱으로 차를 불러 이용했다. 항저우에 본사가 있는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인 DXY 직원 치아오 꾸이린은 “항저우에선 거의 아무도 택시를 거리에서 직접 부르지 않고, 메뉴판을 보고 음식을 고르지 않는다”며 “중국 기업들이 만들어 낸 혁신적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중앙포토]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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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이 유니콘 키워내는 선순환
 
중국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린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에선 3.5일에 한 개 꼴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중국 내 유니콘 기업은 총 162곳(2018년 6월 기준)이며 2018년 상반기 새로 등장한 유니콘 기업 수만 52개다. 업종도 인공지능(AI)에서부터 핀테크, 교통, 인터넷 보안, 헬스케어 등 다양하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 팀장은 “중국은 거대 IT기업으로 성장한 바이두,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 등이 자국 내 유망 유니콘 후보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유니콘이 유니콘을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신사업은 5~10년간 '규제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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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들은 규제 없는 창업 환경이 유니콘 탄생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법으로 명확히 금지하고 있지 않은 일이라면 뭐든지 해도 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가 큰 역할을 했다. 윤기섭 코트라 항저우 무역관 차장은 “중국은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면 ‘선 허용, 후 보완’ 원칙이 적용된다. 신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일단 지켜보자는 거다. 이후 문제가 생기면 이를 보완하는 법을 만들어 산업은 산업대로 키우고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한다. 금지하는 거 말고는 다 해도 되기 때문에 신사업 육성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인들도 이런 기업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들이 모바일로 처방전을 발행하는 사업을 수년간 해오면서 덩치를 키웠는데 지난해 9월에야 이 부분이 법제화된 점도 한 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 DXY의 창업자인 스탠리 리는 “중국에서는 정부에서 규칙이 나오기 전까지 많은 사람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돈을 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하이에 주재하는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 부소장은 "보통 중국 정부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후 5~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규제를 도입하는데 이런 '규제 무풍지대'를 '화이트 스페이스'라고 한다"며 "정부가 만들어준 화이트 스페이스가 창업 천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나로 통합된 거대시장도 강점
 
 ICT가 등장하면서 거대 내수 시장의 통합이 촉진된 것도 중국의 창업 환경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기존 중국은 31개 성으로 쪼개진 분절된 시장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장 이후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기업의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중국의 휴대전화 이용자 수는 14억8000만명(2018년 상반기 기준)이며 이 중 10억 8000만명이 4G 스마트폰 이용자다. 과거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매출을 올렸던 기업이 이제는 31개 성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제약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실제 항저우의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 DXY는 8000만명이 이용한다. 이용자 수만 한국 인구보다 더 많다. 이 회사는 본사에만 700여명의 개발자와 운영자들이 의료 상담 외에 캐릭터 인형, 달력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었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주력이지만, 자신들이 개발한 플랫폼을 이용해 전 중국을 대상으로 다른 상품들도 판매하는 것이다. 인터넷 강의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통합된 시장의 등장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돈이 벌리다 보니 많은 유능한 인재들이 창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투자자들이 이들에게 자금을 대주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항저우=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DXY본사에는 자사 쇼핑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물품을 전시해놨다.

DXY본사에는 자사 쇼핑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물품을 전시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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