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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자영업자를 위한 연말 대목은 없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경상남도 마산 창동에서 해물 한식당을 하는 박희진(35)씨는 지난달 매출이 2017년 12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박씨는 “아무리 장사가 안돼도 12월엔 5000만원은 찍었는데, 지난달엔 23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며 “연말 회식을 하는 단체 손님이 확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가게는 148㎡(약 45평) 규모에 직원 5명으로, 한 달 인건비로만 1200만~1300만원이 나간다. 박씨는 “직원 월급(평균 250만원)을 주고 나면 사장인 내가 가져가는 돈은 그보다 적다”며 “그나마 임대료가 220만원으로 규모에 비해 작아 적자를 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2월 1일 식당을 닫기로 했다. “이번 달 최저임금이 오르면 조만간 적자가 날 게 뻔하다. 다음 달 계약 만료가 오히려 잘 된 일”이라며 “다른 식당의 직원 자리를 알아보고 중”이라고 말했다.
 

“12월 매출 예년만 못해” 하소연
경기침체탓 소비심리 위축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회식도 줄어
잇따라 오른 외식 물가도 한몫

인천 계산동에서 배달 전문 피자점을 하는 조현천(39)씨도 지난달 매출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조씨는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주문이 밀려 배달대행을 써야 할 정도였는데, 이번엔 평일보다 조금 바쁜 정도라 혼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연중 손님이 가장 많은 크리스마스(25일) 매출이 50만원에 불과했다”며 “이는 전년의 딱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10년 가까이 피자집을 했지만, 연말 장사가 이렇게 안 된 건 처음”이라며 “요즘 배달 메뉴로 인기 있는 떡볶이를 추가해서 그나마 매출이 이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 서면·남천동에서 꼬치 집과 한식당 등 3곳을 운영하는 이구근(34)씨도 연말 특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서면의 꼬치 집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남천동 가게는 매출이 30% 줄었다”고 했다. 이어 “20~30대가 많은 번화가는 그런대로 매출을 유지하는 편이지만, 30~40대 직장인 위주의 동네 상권은 거의 죽었다”고 말했다. 직원 수도 차츰 줄일 생각이다. 이씨는 “사이드 메뉴를 없애고 메인 메뉴만 집중할 계획”이라며 “메뉴를 단순화하면 직원을 한 명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광주 주월동에서 카페를 하는 이철승(44)씨도 “작년 연말보다 매출이 30% 떨어졌다”며 “손님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또 “3000~4000원(아메리카노 기준) 하는 커피집보다는 1000원~1500원 하는 집을 더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은 서울 시내의 한 빌딩. 자영업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문 닫는 곳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은 서울 시내의 한 빌딩. 자영업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문 닫는 곳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외식 자영업자에게 연말 특수는 없었다. 연말은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에겐 최대의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외식 빈도가 크게 줄었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자영업자의 소비자 동향지수(CSI)는 59로, 지난해 1월(84)보다 25포인트 빠졌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직장인 회식 등이 줄어든 데다 최근 잇따라 오른 외식 물가도 소비자의 발길이 뜸해진 주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재료비·인건비 상승과 함께 오른 음식점 가격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서 자영업자가 자구책으로 파트타임 직원을 늘리고 있다. 이른바 ‘쪼개기 알바’다. 1주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파트타임 직원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카페를 하는 유모(55)씨는 지난해부터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다. 1주일 영업시간 91시간(13시간×7일) 중 6명의 파트타임이 70~80시간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을 본인이 때우는 방식이다. 유씨는 “시간표 짜기가 복잡하고 아르바이트 직원이 못 나올 때를 대비해 항상 대기해야 하지만, 이렇게 안 하면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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