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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정점은 찍었다, 본격 하강은 올해? 내년?

파월. [AP=연합뉴스]

파월. [AP=연합뉴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지난해 미국 경제를 표현하는 최고의 찬사다. 3%대의 경제성장률에 최저 실업률 등이 숫자로 말해준다. 그러나 올라가면 내려오는 게 경제 사이클의 섭리. 이 때문에 올해 미국경제가 어느 정도로 하강하는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더 나아가 과연 미국경제에 경기침체가 언제쯤 들이닥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한창이다.
 
노무라증권의 표현을 빌리자면 올해 극단적인 ‘블랙 스완(Black Swan)’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그레이 스완(Grey Swan)’이 포착되고 있다. 그레이 스완은 이미 알려져 있거나, 예측할 수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위험이 계속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노무라는 “지난해 이머징마켓 통화 붕괴,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미국 주식 조정 등 시장에 작은 진동이 있었는데, 이는 올해 큰 변동성의 전조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이탈리아 재정 위험, 중국의 민간 부채 증가 등이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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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몇 차례 금리를 인상할지 정책금리 향방에 미국 경제의 하강 속도가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비앙코리서치의 제임스 비앙코 회장은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Fed가 올해 금리 인상 전망을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낮췄지만, 시장은 올해 한 차례 이하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두 차례 인상은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점진적인 인상으로 대변되는 Fed의 기존 통화정책이 이처럼 곳곳에서 압박받는 중이다. 주변 상황이 Fed를 코너로 몰고 있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는 “Fed가 2019년 여름 중반까지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나 하반기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지표는 Fed가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할 근거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골드만삭스 또한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1~2회로 예상하면서 “2019년 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2020년에는 Fed가 금리 인하로 방향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세계경제전망

2019년 세계경제전망

이 같은 압박이 가능한 이유는 녹록지 않은 경제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간 무역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2.9%보다 낮은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61개 투자은행의 분기별 성장률 전망을 분석한 결과 올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점차 하락해 4분기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 행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 또한 점차 약화하는 조짐을 보인다. 감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재정적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대규모 정부지출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 가운데 3분의 1이 재정 확대 덕분으로 추정되는데, 그 영향이 대폭 축소된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미 정부와 기업의 부채 급증이다. 정부 부채는 10년 전 9조 달러에서 현재 22조 달러에 육박한다. 기업부채는 9조1000억 달러 규모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2조50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장사를 잘해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하강 국면에서는 특정 연결고리가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 찰스 슈왑은 “장기적으로 채권시장은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의 확대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국채 발행도 늘어나야 하므로 시장에서 흡수돼야 하는 공급 물량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에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업·금융권·학계 등 60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내년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약 25%는 2021년부터, 약 10%는 올해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금융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경기침체의 예후로 해석된다. 실제로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1960년대 말 이후 나타난 미국의 경기침체 7차례 모두를 정확히 예측해냈다.
 
그런데도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은 “침체의 강도가 2008~2009년의 대침체보다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예상이 가능한 배경으로, 우선 미국의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해보다 감소하겠지만, 여전히 노동시장 신규진입 규모를 상회하면서 올해도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임금상승 압력이 그리 높지 않아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 또한 내리막 기로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노무라증권의 마츠자와 나카 일본 금리 담당 수석전략가는 “10년 단위의 경기 사이클이 끝나간다”면서 “실물 경기가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침체하기 시작하고 금융 시장은 2020년 상반기에 이런 변화를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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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