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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의 숫자로 읽는 경제]적자국채 논란…文 정부, '빅 배스' 시도?

신재민, 카톡 메시지도 공개…'진실 공방' 가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기재부 간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 말, 의도적으로 전임 정부가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적자국채(부족한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재부는 즉각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1일 국채 발행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재부 차관보의 메시지가 담긴 채팅방 캡처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진 고파스 캡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1일 국채 발행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재부 차관보의 메시지가 담긴 채팅방 캡처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진 고파스 캡처]

전임자 실패 부각하려는 일종의 '빅 배스' 인가? 
신 전 사무관 논리가 맞다면, 문재인 정부는 일종의 합법적 분식회계인 '빅 배스(Big Bath)'를 시도한 게 된다. '빅 배스'는 새 경영자가 전임자의 경영 실패를 부각하려고 의도적으로 누적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전임자 실패가 두드러져야 현 경영자 성과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논란은 현 정부가 전임 정부의 누적 손실을 털어낸 사건은 아니다. 하지만 신 전 사무관 주장에 따르면 전임자 성과를 나쁘게 만들기 위해 의도적인 '회계 마사지'를 시도하려 했다는 측면에서 넓은 의미의 '빅 배스'로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정 전문가는 "자영업자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 아동 수당, 문재인 케어, 공무원 확충 등 대규모 재정 투입을 예고한 현 정부로선 나랏빚 증가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관료들은 전 정부보다 빚을 크게 늘린 데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고파스 호랭이광장 캡처]

[사진 고파스 호랭이광장 캡처]

기재부 "토론 끝에 적자국채 발행 않기로…강압은 없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 주장에 대해 "당시 치열한 논쟁 끝에 결국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해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당초 적자국채는 28조7000억원 규모가 발행될 예정이었다. 20조원가량이 발행된 뒤 나머지 8조7000억원 규모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은 저금리 환경에서 미래에 대비한 자금 확보, 국채 투자자 신뢰 향상 등의 효과를 들어 적자국채 발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기재부 국고국 실무진의 반대 의견이 수용되면서 실행되진 않았다. 세수가 예상보다 15조원 늘어 굳이 적자국채를 더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실무진 의견을 김동연 전 부총리 등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국가재정법 취지는 여윳돈이 있다면, 빚부터 갚는 등 가능하면 나랏빚을 늘리지 않는 방향에서 운영하게 돼 있다.
 
이재정 기재부 국고과장은 "당시 적자국채 발행을 주장한 쪽은 전임 정부가 빚을 많이 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름의 합리적 논거가 있었다"며 "토론 과정에서 수정된 사안을 청와대의 강압이 있었다고 해석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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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즉흥적 재정 운영 잇따라…재정관리 엄격히 해야"
그러나 신 전 사무관이 기재부 고위 관계자가 2017년 국가채무비율을 의도적으로 조정할 것을 암시하는 카톡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진실 공방'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재정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신 전 사무관 주장이 맞다면, 당시 정부 행위는 국고채 시장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게 된다.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입찰은 돌연 하루 전인 11월14일 전면 취소됐다. 나랏빚을 줄이려는 계획이 백지화된 데 대해 당시 김동연 전 부총리는 "실무 차원에서 스케줄을 조정한 것일 뿐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거래가 무산되면서 기관투자자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갑자기 일자리 안정자금을 편성하는 등 현 정부 들어 즉흥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며 "알뜰한 나라 살림을 위해서는 사실상 정부가 갚아야 하는 각종 공기업 부채도 국가 부채에 편입하는 등 실질적인 재정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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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