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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억 기부, 140억 세금폭탄…황필상 박사 안타까운 죽음

180억 원 기부에 140억 원대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에 맞서 지루한 법정 다툼을 벌였던 황필상 박사(가 31일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4월 20일 대법원 판결 뒤 취재진 질문받는 황 박사. [연합뉴스]

180억 원 기부에 140억 원대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에 맞서 지루한 법정 다툼을 벌였던 황필상 박사(가 31일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4월 20일 대법원 판결 뒤 취재진 질문받는 황 박사. [연합뉴스]

180억원 기부에 140억원대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에 맞서 법정 다툼을 벌였던 황필상 박사가 별세했다. 향년 71세. 
 
생전 사회에 280억원 가량을 환원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시신을 병원에 기증하며 마지막 길에도 나눔을 실천했다.
 
아주대의료원은 31일 "황 박사는 병원이 개원한 이래 시신 기증을 서약한 1호"라며 "고인의 뜻에 따라 기증한 시신이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박사는 1994년 아주대의료원에 시신 기증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낸 황 박사는 1973년 26세 늦깎이로 아주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프랑스에서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하며 박사 학위를 땄다. 1984∼1991년에 한국과학기술원(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황 박사는 1991년 생활정보신문(수원교차로)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아내와 두 딸을 설득해 보유한 수원교차로 주식 90%(10만 8000주)를 모교 아주대에 기증했다. 시가 177억여원에 달하는 큰 액수였다. 학교는 '황필상 아주 장학재단'(현 구원장학재단)을 설립,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연구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2008년 황 박사의 기부를 문제 삼아 재단에 140여억원을 증여세로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황 박사는 연대납세자로 지정돼 약 20억원의 개인재산을 강제집행 당하기도 했다.
 
재단은 2009년 "명백한 장학지원 활동과 투명한 운영이 드러나 있는데도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황 박사의 기부가 증여세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 없다"며 장학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황 박사의 경제력 승계 위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수원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 "경제력 세습과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 증여에까지 거액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황 박사는 "아주대에 주식을 내어주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기부를 하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구원장학재단 관계자는 "(황 박사가) 소송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많이 약해지신 걸로 안다"며 "좀 더 살아계셨으면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셨을 텐데 이렇게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 박사의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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