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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10대 때 가정부 성폭행 시도" 발언 논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뉴시스]

성적 농담과 막말로 구설에 올랐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엔 "10대 때 가정부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민다나오섬 타바토주 키다파완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범죄를 비판하며 "자신이 고등학생 때 가톨릭 신부에게 가정부를 성추행한 사실을 고해성사한 적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에 따르면 그는 과거 잠든 가정부의 방에 들어가 그를 성추행했다. 가정부가 잠에서 깬 것을 보고 방을 나왔지만 다시 돌아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는 이 사실을 가톨릭 신부에게 고백했는데 신부는 그에게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5분간 암송하라고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가톨릭 교회 내 성범죄를 거론하며 "가톨릭에도 많은 짐이 있다"며 "나를 욕하기 전에 가톨릭 자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나는 그들의 적이 돼 계속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가톨릭 교회를 향해 "국정에 깊이 관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필리핀은 인구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나라로 가톨릭 교회의 힘이 막강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유혈 전쟁' 과정에서 재판 없이 처형이 진행되는 것을 현지 가톨릭 성직자들이 비판하자 "가톨릭 주교들은 쓸모가 없으니 죽어야 한다"며 반감을 표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성폭행 시도 발언 이후 필리핀 내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필리핀 여성단체 대표 가브리엘라는 30일 성명을 내고 "최근 그의 자백은 두테르테 대통령 자신 뿐만 아니라 그가 현명하고 정당하게 나라를 이끌 것이라고 믿었던 국가 전체에 수치심을 줬다"며 "그는 자신의 직책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자백이 필리핀 여성 근로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필리핀 여성들 중에는 해외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정부를 성범죄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 건 그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자 두테르테 대통령 측은 사태 진화에 나섰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30일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가톨릭 사제들의 성학대 사실을 과장하기 위해 재미있는 일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톨릭 신부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성적인 막말과 농담, 성추행을 일삼아 비판을 받아왔다. 2016년 필리핀 대선 유세에서 그는 1989년 교도소 폭동 사건 당시 성폭행 후 살해당한 호주 출신 여성 선교사의 외모를 언급하며 "내가 먼저 (성폭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많아 성폭행이 증가한다"며 성범죄의 원인을 여성의 외모와 연관지어 비난을 받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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