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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한 냄새, 검게 탄 K5…주인 떠난 송파 지하주차장 가보니

서울 송파구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불에 탄 K5 차량 모습. 이수정 기자

서울 송파구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불에 탄 K5 차량 모습. 이수정 기자

불길을 잡은 지 이틀이 지났지만,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매캐한 냄새가 올라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주차장 바닥 곳곳에 그을음이 남아있었다. 운전자는 떠난 채 차량이 불에 타 하마터면 큰 인명피해가 날 뻔했던 서울 송파구의 한 지하주차장의 30일 현장이었다. 
 
"차에 불났어요" 가리켜도 리프트 타고 내려가 주차한 운전자
차 앞바퀴에서 연기가 나자 행인이 이를 보고 운전자에게 알려줬지만 운전자는 그대로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CCTV 화면 캡쳐

차 앞바퀴에서 연기가 나자 행인이 이를 보고 운전자에게 알려줬지만 운전자는 그대로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CCTV 화면 캡쳐

 
28일 오전 0시 40분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 오피스텔 건물 지하 2층 주차장에 불이 붙은 차량이 들어왔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4~5분 동안 불붙은 차 근처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머물렀다. 불을 적극적으로 끄려는 모습은 아니었다.
 
 
주차장에 연기가 가득 차자 같은 층 노래방에서 사람들이 주차장으로 나왔다. 이를 본 운전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까맣게 타 앞부분 주저앉은 차…"스프링클러 있어 천만다행"
30일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 지하 주차장. 불에 탄 차량은 그대로 놓여있고, 입주민들도 주차장을 정상 사용 중이다. 이수정기자

30일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 지하 주차장. 불에 탄 차량은 그대로 놓여있고, 입주민들도 주차장을 정상 사용 중이다. 이수정기자

30일 현장에 가보니 불이 난 차는 그대로 있었다. 불이 처음 난 것으로 보이는 오른쪽 앞부분은 타이어와 범퍼 부분이 다 타 차체가 내려앉은 것처럼 보였다. 열려있는 보닛 안도 그을음이 가득했다.
 
운전석 시트에도 불똥이 튀어 흔적이 남았다. 경찰이 칩을 수거해간 블랙박스는 녹아내린 채 시트에 놓여 있었다. 건물 관리인은 "견인차가 와서 빼내 가려 했는데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꺼낼 방법이 없어서 그대로 두고 있다"며 "차를 분해해서 꺼내 가거나 열쇠를 복사해와서 끌고 가거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새벽 화재로 불에 타버린 K5 승용차. 타이어가 타버려 차체가 내려앉은 것 처럼 보인다. 이수정기자

지난 28일 새벽 화재로 불에 타버린 K5 승용차. 타이어가 타버려 차체가 내려앉은 것 처럼 보인다. 이수정기자

이 건물 방화 관리책임자인 김정범 과장은 "불이 났을 당시 지하주차장에 차량 10~12대가 있어서 옆 차로 옮겨붙거나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온도가 72도가 되면 터지도록 설계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해서 다행"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당 건물에는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식당·노래방 등 상가가 있고, 4층부터 10층까지는 55세대가 살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소방당국 통화 기록을 보면 운전자는 차에 불이 나자 119에 신고는 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자리를 떴다. 건물 관리인들은 "운전자는 건물 입주민인데 사고 이후로는 한 차례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직접 만나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28일 새벽 화재로 불에 타버린 K5 승용차. 보닛 내부도 까맣게 그을음이 차 있다. 이수정기자

지난 28일 새벽 화재로 불에 타버린 K5 승용차. 보닛 내부도 까맣게 그을음이 차 있다. 이수정기자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재산 피해를 본 주변 상인과 이웃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당장 불이 난 차량 옆에 주차돼 있던 차는 차체가 그을려 정비소에 맡겨졌다.

 
주차장과 같은 층에 있었던 노래방에는 스프링클러에서 쏟아진 4t가량의 물이 영업장으로 들어와 물바다가 됐다. 이 노래방 관계자는 "당시 노래방에 8팀 70명 정도 손님이 있었는데 모두 대피하느라 다 나가버렸고 그 이후에 계산이고 뭐고 할 수도 없었다"며 "피해액만 따져도 500만원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자가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는지 등을 의심하고 있다. 화재 초기 단계에서 적절하게 조치를 취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서울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현재로선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필요한 단계"라면서도 "입주민과 주변 상인 피해 등에 대한 운전자의 과실 여부가 파악된다면, 입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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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