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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베에겐 동남아보다 못한 한국···안보협력 5순위로

일본, 한국을 안보 파트너 2위→5위…동남아 뒤에 뒀다
일본 정부가 일본의 안보 정책을 담는 ‘2018년 방위대강’에서 한국을 강등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확정한 올해 방위대강에 안보협력 추진 대상국을 차례로 명기하면서 한국을 미국, 호주, 인도, 동남아 국가에 이어 다섯 번째로 명기했다. 올해 방위대강은 5년 만에 개정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주재한 일본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 해당)에서 지난 18일 채택됐다. 방위대강은 10년 뒤를 내다보는 일본의 안보 전략의 기본 틀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14일 사이타마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朝霞)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14일 사이타마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朝霞)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2010년과 2013년 방위대강에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먼저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안보협력 파트너로서의 한국의 중요성을 3단계나 떨어뜨린 셈이다. 향후 한국과의 안보협력은 동남아 국가에도 밀리는 후순위로 다루겠다는 대외 군사전략이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방위대강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한국과의 향후 군사협력은 축소하면서 대신 중국 견제를 위해선 군사강국 일본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나라들을 선순위에 올려 협력하겠다는 전략이 깔렸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 관련 내용을 동남아국가들 보다 뒤에 명기한 일본 정부의 2018년 방위대강. 빨간 줄 부분이 한국관련 대목, 파란 줄은 동남아 관련 부분. 서승욱 특파원

한국 관련 내용을 동남아국가들 보다 뒤에 명기한 일본 정부의 2018년 방위대강. 빨간 줄 부분이 한국관련 대목, 파란 줄은 동남아 관련 부분. 서승욱 특파원

2018년 방위대강의 ‘안전보장협력의 강화’ 항목은 먼저 “미ㆍ일 동맹을 기축으로 보편적 가치와 안보상의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연계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호주ㆍ인도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구축’의 파트너로 규정돼 “외무ㆍ방위각료 협의(2+2) 틀을 활용한 공동훈련과 연습 확충”을 과제로 규정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견제’의 파트너로서 “방위 능력 구축 지원”을 강조했다. 동남아 국가 다음에 등장하는 한국에 대해선 “폭넓은 분야에서 방위협력을 진전시키면서, (상호) 연계의 기반 확립에 힘쓴다. 지역에 있어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 한ㆍ미ㆍ일 3국 간 공조를 강화한다”고 했다. 한국 다음의 국가들은 동아시아 지역 안보와는 별로 관련이 없는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이다.

 

미일동맹 관련 부분 바로 다음에 한국을 언급했던 2013년 방위대강. 서승욱 특파원

미일동맹 관련 부분 바로 다음에 한국을 언급했던 2013년 방위대강. 서승욱 특파원

5년 전 아베 내각이 채택했던 2013년 방위대강에선 미ㆍ일 동맹 관련 대목 뒤에 바로 한국이 등장했다. “우리나라(일본)와 함께,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를 지지하는 입장에 있는 한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추진한다. 정보보호협정 체결 등 향후 공조 기반 확립에 힘쓴다”고 한국을 중시했다. 호주는 한국 다음이었다.

 
미국관련 대목 뒤에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고, 안보상 이익을 공유하는 한국과 호주'를 언급한 2010년 방위대강. 서승욱 특파원

미국관련 대목 뒤에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고, 안보상 이익을 공유하는 한국과 호주'를 언급한 2010년 방위대강. 서승욱 특파원

민주당 정권이 만들었던 2010년 방위대강에서도 “미국의 동맹국으로, 기본적 가치와 안보상의 이익을 공유하는 한국과 호주”라는 표현으로 미국을 제외하곤 한국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28일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처]

일본 방위성은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28일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처]

지역 안보와 방위협력 문제에 정통한 일본 정부 소식통은 30일 전화 통화에서 “방위대강에 언급된 한국의 안보 위상을 놓고 방위성ㆍ외무성 등 관련 부처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위대강을 놓곤 최근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 위안부 관련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인해 악화된 양국 관계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올해 방위대강에서 한국이 안보협력 후순위로 밀린 건 한국을 대하는 일본 정부의 달라진 시각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 소식통은 “한국은 북한과 급속히 가까워지는데 일본은 북한ㆍ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ㆍ호주ㆍ인도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을 구축하려 한다”며 “따라서 일본 정부 내에선 ‘안보협력 대상국으로서 한국의 중요성은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을 다섯 번째 안보협력 대상국으로 강등한 일본 정부의 속내는 방위대강을 확정한 지 이틀 후에 등장했던 ‘레이저 조준’ 논란에서 극명하고 드러나고 있다. 한국 구축함이 일본 초계기를 사격통제 레이더로 조준했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해 한국 정부는 ‘조용한 해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베 정부는 연일 각료들의 기자회견으로 이 문제를 이슈화했다. 그러다 일방적으로 관련 영상을 공개해 당분간 한ㆍ일 군사협력을 포기하는 대신 사실상 한국을 안보협력이 불가능한 나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도쿄=서승욱ㆍ윤설영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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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