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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재부 前 사무관 "청와대, 4조 규모 적자국채 발행 강압"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투브 개인방송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을 올린 이는 신재민씨로 그는 올해 7월까지 기재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9일 올라온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투브 개인방송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을 올린 이는 신재민씨로 그는 올해 7월까지 기재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9일 올라온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지난 29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이번에는 "청와대가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기재부에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적자 국채는 국가의 빚을 늘리는 것을 뜻한다. 
 
신 전 사무관은 30일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학교 학생 게시판인 '고파스'에 '내가 기획재정부를 그만 둔 두번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KT&G 사장교체 지시 의혹을 폭로하기까지의 소회를 밝히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글에서 그는 지난해 11월 기재부 국고국 공무원들이 김동연 전 부총리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 국고국 국고과에서 자금 관리 총괄 업무를 맡고 있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고국은 당초 예상보다 세수 여건이 좋아 국채 발행을 줄이려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 경우 1년 이자 부담만 2000억원 이상을 이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 입찰 예정일인 2017년 11월 15일 하루 전날인 14일 김 전 부총리 지시로 계획이 취소됐다고 신 전 사무관은 전했다. 
 
실제 기재부는 당시 경쟁입찰 방식으로 2018년 3월 만기가 도래하는 8개 종목 1조원 규모 국고채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루 전날인 지난해 11월 14일 돌연 매입을 취소했다. 당시 전례가 없는 사태로 채권시장은 혼란에 빠졌지만, 기재부는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특히 당일 오전 김 전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세수호황으로 세입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에 쓰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전 사무관은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재정차관보로부터 국채 조기 상환 계획을 보고받은 뒤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면서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김 전 부총리가 '정무적 판단'에 대해 "정권 말 재정 부담에 대비해 자금을 쌓아둬야 하는 데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 국채 발행을 줄이면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줄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은 "앞으로 GDP대비 채무비율은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비교 대상이 될 기준점이 박근혜 정권의 교체기인 2017년이 될 것"이라며 "이 시기의 GDP대비 채무비율을 낮추면 향후 정권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있고 나서 기재부 국고국은 김 전 부총리의 지시로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계획도 세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국고국 담당 국장 등의 설득으로 무산됐다고 신 전 사무관은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당시 담당 국장 등은 '세수도 좋은데 비용까지 물면서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건 원칙에 맞지 않다'며 김 전 부총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가 적자 국채 추가 발행 무산을 문제 삼았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청와대는 적자 국채 발행 취소 이유를 소명하고 계획대로 적자 국채 추가 발행하라며 강하게 요구했고, 김 전 부총리는 대통령에게 월례 보고를 통해 내용을 직접 보고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에 대면으로 보고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신 전 사무관은 밝혔다. 그는 "(당시) 김 전 부총리는 대통령 보고를 꼭 하고자 했다. 며칠 뒤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활용해 대통령께 관련 내용을 보고하기로 했다고 들었다"라며 "그러나 청와대는 김 전 부총리에게 '이미 결정돼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사안이라 되돌릴 수 없다. 기존 계획대로 발행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모르게 해야 하니 정보가 청와대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하게 주의하라고 당부가 있기도 했었다. 코미디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정책의 합리성을 따지지 않고,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안이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나,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나 둘 다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도 실제 경제 수장은 경제부총리가 아니라 청와대 경제수석인 안종범이었었고 그건 문재인 정부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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