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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의 시선] 심상정은 이제 ‘가위눌림’을 풀어야 한다

강민석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하 심상정)의 별명중 하나가 ‘2초 김고은’이다. 서울대 재학시절의 순하고 앳된 얼굴(사진 왼쪽)이 배우 김고은과 살짝 닮았다고 해서다. 그러나 유시민이 ‘항소이유서’에 쓴 표현을 빌자면, ‘가장 온순한 인간들 중에서 가장 열렬한 투사를 만들어내는’ 시대였으니 그 역시 성장통을 겪었을 게 분명하다. 그의 지금 얼굴은 ‘리즈시절’과는 분명 다르다. 2005년 가을. 박근혜정부가 임금피크제를 추진했을때 그는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눈을 부릅떴다.(사진 오른쪽)  
 
“도대체 양심이 있어야될거 아니에요 양심이! 장관은 왜 1억2천씩 다가져가요. 국회의원은 1억4천 다 받아야되고, (여당이 웅성이자 호통)가만 계세요! ‘살찐고양이들’의 살은 들어내지 않고…졸라맬 허리띠도 없는 사람이 무슨 고통분담을 합니까. 노동자들 허리띠 조르는게 아니라 목조르는 거에요!”
 
마치 1분간 폭풍이 몰아치는 듯 했다. 그날 이후 그에게 ‘사자후’란 별명이 생겼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한 손학규의 단식, 정동영의 천막농성에 이어 사자후 심상정의 시간이 온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다. 얼마전 국회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정치의 고질중 하나가 대결정치다. 대결정치는 양당제에, 양당제는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다.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가 연동형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뽑는 것이다.
 
심상정

심상정

그런데 왜 정의당 등은 권역별이 아닌 전국별인가.
“당론은 그렇지만 비례대표 숫자만 보장되면 권역별로 하겠다고 (여권에) 얘기했다.”
 
그런가. 권역별 의석배정시 손학규 대표는 ‘권역득표율’이 아닌 ‘전국득표율’로 해야한다는 입장이더라.
“그건 어렵다. 원래 제도와는 취지가 다르다.”
 
손 대표 방식이 지역주의를 화끈하게 깰 수 있다.
“그래요?”
 
지난 총선때 새누리당 전국 득표율은 33.5%, 호남권역 득표율은 5.5%였다.
“음음”
 
호남 비례를 정할 때 33.5%를 적용시키면….
“(혼잣말로 암산하듯) 호남에서 한국당이 비례의 33.5%를 얻는다…. 호남권역 비례 의석수가 10석이면, 한국당이 지역구 당선자가 없을 때 10석의 33.5%를 가져간다…(웃으며)좋네 뭐!”
 
그는 시원시원했다. 입장도 유연했다.
 
TK에도 그런 식으로 각 당이 진출할 수 있다.
“그건 시뮬레이션 시켜봐야겠는데요? 저는 다 열어놓고 할 생각이다. 힘의 논리를 잘 안다. 꼭 한가지를 고집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결국 한국당이 가장 큰 변수 아닌가.
“어떤 한국당 의원을 만났더니 연동형 받으면 친박당이 생겨서 안된다더라. (친박을 뺀)나머지가 합치기도 좋고 땡큐 아닌가. 한국당은 무조건 연동형 해야한다. 왜냐하면 소선구제하에서는 수도권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당이 리모델링하면 정당지지율은 회복할 거다. 그런데 이사람들이 지금 생각을 거꾸로 하고 있다.”
 
연동형을 하면 국민에게 좋은 건 뭔가.
“지금같은 대결정치 보다 최대한 합의해서 결과를 많이 만드는 정치가 된다. 지금은 50%가 결사적으로 반대하면 어떤 개혁도 할수가 없다. 하지만 연동형으로 ‘온건다당제’가 성립되고, 대선결선투표제까지 도입하면 (결선투표시 손잡은 정당끼리)연정을 제도화할 수 있다. 100을 주장했다 10밖에 못하는 것 보다, 연정해서 50까지 실현시키면 국민에게 득 아닌가.”
 
과연 특위에서 합의가 될까.
“정치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두가지다. 바로 그 질문. 그런데 되겠어? 복지되겠어? 경제민주화, 그거 되겠어? 하지만 제가 정개특위를 하는 이상 맨입으로 안될 수는 없을 거다.”
 
두번째로 많이 들었던 말은 뭔가.
“그만큼 고생했으면 큰당(민주당)가서 정치하지 왜 정의당을 하느냐는 것. 사실 오란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왜 안갔나.
“개혁의 길은 안주하는 순간 멀어지는 거니까. 오래 걸리더라도, 오래가는 변화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서 그냥 아둔하게 이 길을 가는거다.”
 
아둔하게 가다보니 비애도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갖고 있는 천형이랄까. 가위눌림이 있다. 사표심리다. 그게 얼마나 투표행태를 왜곡하나. 민주당과 단일화 압박, 쏠림현상도 있었다. 도로가든 모로가든, ‘87년 체제’라는 터널을 일단 벗어나는게 중요하다. 터널을 벗어나야 우리의 가위눌림을 많이 풀 수 있을 것이다.”
 
가위눌림이란 의식은 뚜렷한데 몸을 전혀 움직일 수는 없는 상태를 말한다. 심상정이 꼭 그랬다. 그는 큰 선거에 나섰다가 중도사퇴한 적이 더 많다. 2012년 대선, 2009년 경기지사 선거 때 문재인·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단일화를 해야했다. 이젠 탄핵사태, 민주당 집권으로 구도가 달라졌다.
 
심상정과 정의당의 가위눌림이 풀리면 어떻게 될까. 민주당은 내심 걱정스러울지 모른다. 하지만  수족관에 메기를 넣으면 비실비실했던 정어리들이 메기를 피하느라 오히려 생기가 돈다고 한다. 일명 ‘메기효과’다. 정치적 메기효과도 있을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라도 이번에는 선거제도를 바꿔야한다. ‘졸속개혁’이라도, 하는 편이 안하는 것 보단 나을 것 같다. 
 
강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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