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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친서 반갑지만 필요한 건 실질적 비핵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받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내년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같이 나가자는 뜻과 함께 상황을 봐가며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며 북한 비핵화가 완전히 멈춘 상황에서 남북 정상 간 소통이 이어져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기대됐던 김정은의 올해 서울 답방이 무산된 상황에서 그가 방문의 뜻을 친서에서 밝힌 건 한반도 긴장 완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념을 떠나 국민의 60~70%가 그의 서울 답방을 찬성한다고 한다. 이런 터라 김정은이 서울에 오면 남북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게 틀림없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거듭 강조하듯,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들어가면 후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9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통해 인도적 대북 지원과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협상장으로 돌아오도록 선물 보따리를 푼 셈이다. 북한은 이런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이전 북핵 문제에 대해 결판을 낼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2월에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마음대로 대북 정책을 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때까지 성의 있는 조처를 하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는 속았다고 판단하며 초강경 노선으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대북 협상파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마저 최근 물러난 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정은이 자신의 말 그대로 북한 주민들의 행복을 원한다면 당장 비핵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 대북 정책을 최종적으로 조율할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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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