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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식 입시코칭, 의원·장관 아빠 줄섰다”

이만기 소장

이만기 소장

드라마 ‘SKY 캐슬’이 29일 역대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12.3%) 기록을 세웠다. 이 드라마는 부와 명예, 권력을 모두 거머쥔 상위 0.1% 부모들의 자녀교육 이야기다. 몇 년 전만 해도 자녀의 입시 성공을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이다. 그런데 최근엔 아빠의 임무가 바뀌고 할머니의 역할도 추가됐다. 바로 아빠의 인맥과 할머니의 기획력이다. 드라마에 묘사된 이런 사교육의 모습이 현실과 얼마나 닮았는지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과 함께 따져봤다. 1986년 교사로 시작해 18년간 학교에서, 14년간 사교육에 몸담은 이 소장은 32년 경력의 입시 베테랑이다.
 
실제로 아빠·할머니들의 역할이 늘고 있나.
“예전과 달리 컨설팅 하러 오는 학부모 중엔 아빠들도 많다. 아빠들이 직접 대입 전형을 분석하고 아이들을 코치한다. 드라마에서처럼 할머니가 돈만 주는 게 아니라 직접 정보를 물어 오는 경우도 많다. 어느 학원에 어떤 강사가 잘 한다는 코치까지 한다. 맞벌이 자녀들을 위해 손주들의 사교육을 대신 맡는 경우도 있다.”
 
드라마의 차민혁처럼 실제 고위층의 민원도 있나.
“매우 많다. 그 동안 무수한 민원을 받아 봤다. 정치인부터 장관급, 고위 공무원에서 유명 대학 교수까지 자녀 문제에 있어선 이들도 똑같은 아빠다. 직접 컨설팅을 해주기도 하고 전문가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드라마 초반엔 한서진(염정아)의 남편 강준상(정준호)이 사교육에 ‘올인’하는 아내를 나무라는 장면이 나온다. 학력고사 1등이 유일한 자랑인 강준상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됐지, 뭘 그렇게 유난을 떠느냐”고 한다. 한서진의 대꾸는 이렇다. “당신이 살던 시대랑 지금은 달라요. 지금은 학종의 세상이라고요. 부모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인생이 달라진다고요.”
 
그 동안 입시정책이 많이 바뀌었다. 정말 혼자 열심히 하는 것만으론 어렵나.
“80년대 이후 입시의 흐름은 크게 학력고사와 수능, 학종이다. 중간에 논술 같은 게 끼긴 하지만 미미하다. 학력고사와 수능은 제 아무리 사교육을 받아도 결국엔 학생 본인이 시험 보는 거다. 그런데 학종은 부모가 만들어줄 수 있다. 사교육을 시키는 건 똑같지만 학생이 직접 하느냐, 부모가 해주느냐의 차이다.” 
 
학생부의 문제는 뭔가.
“자기소개서를 ‘자소설’이라고 부르듯, 요즘엔 학교생활기록부를 ‘학교소설기록부’라고 부른다. 물론 학생들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꼼꼼하게 기재하는 교사도 분명히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교사도 있다. 학생부에 기록할 내용을 학생들에게 적어오라고 하는 식이다.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복불복 전형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학생부가 계속 강화된 이유는.
“공교육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과거 대학입시가 수능과 정시 중심일 때는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안 들었다. 자는 아이들이 태반이고 예체능 수업 시간에 국영수 공부하기 바빴다. 그러나 학생부가 강화되고 수행평가가 늘면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학종이 변질되긴 했지만 취지 자체는 좋은 게 아닌가.
“학종이 처음 도입됐을 땐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불렸다. 이때는 공부를 못해도 해당 분야의 소질이 있으면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 대신 비중이 낮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비중이 커졌고 교과 성적을 함께 보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요즘 아이들은 스펙도 쌓아야 되고 내신도 잘해야 하며, 수능까지 준비해야 한다.”
 
좋은 입시란 무엇일까.
“어떤 시험도 ‘좋을’ 수는 없다. 다만 균형을 잡을 순 있다. 학종, 수능 모두 장단점이 있다. 문제는 지금 수시 비율이 80%인데 너무 많다. 수시와 정시를 반반씩 해서 수능으로 절반 정도를 뽑으면 기회의 균등이 생기지 않을까.”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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