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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감독, 선동열 다음은 누구

김시진

김시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시진(60·사진)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신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KBO는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전력분석을 통해 야구대표팀에 기여했다. 경륜과 신중함, 소통 능력을 갖춘 분”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기술위원회(위원장 포함 7명)를 구성할 예정이다. 대표팀 전임(專任) 사령탑이었던 선동열(55) 감독이 지난달 물러나면서 생긴 공석을 메우는 게 기술위원회의 당면과제다. 1월 안으로 새 감독 선임을 마쳐야 한다. 그래야만 새 감독이 2월 1일 시작되는 각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파악할 수 있다. 신임 감독은 내년 11월 프리미어12 대회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을 지휘하게 된다.
 
김시진 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일을 맡게 돼 부담이 크다”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기술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198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 후 통산 124승(평균자책점 3.12)을 올린 뒤 롯데에서 은퇴한 김 위원장은 현대 유니콘스, 히어로즈, 롯데 감독을 지냈다. 여러 국제대회에서 코치와 전력분석 팀장을 맡은 경험도 있다. 기술위원장으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가 풀어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 말대로 야구대표팀은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일본 종합일간지 산케이신문은 29일 인터넷판 기사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각 나라의 야구대표팀 소식을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과 쿠바는 일본에 위협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각 나라별로 사연이 있다’며 ‘한국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진행되지 않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었던 선 감독이 대표팀에서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야구계는 ’내분‘에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이 ‘내분’으로 표현한 건 선동열 감독과 정운찬 KBO 총재의 갈등을 일컫는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선수선발에서 일어난 시비 때문에 선 감독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이어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 총재가 “개인적으로 전임 감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선 감독은 미련 없이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다. 총재가 감독을 공개적으로 불신임한 상황을 일본 언론이 내분이라고 비꼰 것이다.
 
2016년 WBC까지 야구대표팀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대회별로 선임했다. 기술위원회는 지난해 7월 야구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선 감독을 전임 감독으로 선임한 뒤 해체됐다. 기술위원회가 옥상옥(屋上屋)이 되는 걸 막고, 대표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KBO는 기술위원회를 부활시키는 동시에 전임 감독 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제대회가 많지 않은 야구대표팀에 전임 감독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정 총재 체제에서 야구대표팀을 운영해야 할 주체(기술위원회와 코칭스태프)가 어느 때보다 비대해진 것이다. 가뜩이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KBO 사무국으로서는 투명한 과정을 통해 실력과 명망을 갖춘 감독을 선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아직 정식으로 출범도 하지 않은 기술위원회 앞에 많은 과제가 쌓여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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