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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구랍’은 음력 12월

오늘이 2018년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2019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새해가 되면 종종 볼 수 있는 표현이 ‘구랍’이다. ‘지난해 12월’을 일컫는 말이다. “구랍 31일 서해안 대천·꽃지해수욕장 등에서는 해넘이 행사가 열렸다”고 하는 식이다. ‘지난해 12월’보다 간결한 맛이 있기 때문에 ‘구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구랍(舊臘)’은 한자어로, ‘구(舊)’는 ‘옛’을 의미한다. ‘랍(臘)’은 납일(臘日)에 행하는 제사를 뜻하던 것이 차츰 변화해 ‘섣달’(음력 12월)을 가리키게 됐다고 한다. 따라서 ‘구랍’은 ‘지나간 섣달(12월)’ 또는 ‘지난해 섣달’이다.
 
‘구랍’은 옛날 음력을 사용할 때 만들어진 개념이므로 음력 1월 1일(설날)이 돼야 비로소 지나간 한 달(섣달)을 ‘구랍’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양력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을 ‘구랍’이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음력과 양력은 날짜가 다르기 때문이다.
 
“구랍 31일 해넘이 행사가 열렸다”를 “지난해[작년] 12월 31일 해넘이 행사가 열렸다” 등으로 하는 것처럼 조금 길더라도 ‘구랍’을 ‘지난해 12월’ 또는 ‘작년 12월’이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랍’과 같은 뜻으로는 객랍(客臘)·납월(臘月) 등이 있다.
 
한편 2019년은 간지(干支)상으로 기해년(己亥年)이다. 새해 아침에 “2019년 기해년의 힘찬 새해가 밝았습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엄밀히 따지면 음력 1월 1일이 돼야 비로소 기해년이 시작되므로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크게 봐서는 기해년이 속한 해이므로 양력으로 연초에 그렇게 부르는 것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다.
 
다만 양력으로 지난해 12월을 ‘구랍’이라 부르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꽤 있다. 음력에 적용하는 개념이어서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구랍’이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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