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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 않는 트럼프vs.민주당…셧다운 장기화 불안 가중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앞에 '정지' 사인이 붙어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앞에 '정지' 사인이 붙어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2주째에 돌입했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래 세 번째 셧다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팽팽하게 대치 중이라 이번 셧다운은 해를 넘겨 신년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기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당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관광 명소인 박물관, 국립공원들이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면서 여파가 가시화됐다. 대부분은 연방정부 예산이 끊기면서 주(州) 정부 예산이나 기부금 등으로 반쪽 운영 중이다. 그마저도 안 되는 곳들은 문을 닫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주의 빅벤드 국립공원(Big Bend National Park)이 매주 3만5000달러(약 3900만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주 북서쪽에 위치한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은 인력 부족으로 겨울철 최고 인기 구역인 스키장을 폐쇄한 채 운영 중이다.  
 
 다른 국립공원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관리자와 예산이 끊겨 기본적인 쓰레기·오물 처리가 중단됐다. 타격은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 몫이다. WSJ는 “경제 전반적으로는 셧다운 파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국립공원 관광객들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경제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연말연시 관광철과 셧다운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피해를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
 
 백악관과 의회가 있는 워싱턴DC도 관광지 폐쇄를 코 앞에 두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이 다음달 2일부터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은 지난 27일 휴회한 미 상원이 예산안 심의를 재개하기로 한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에 잠겨 있다.[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에 잠겨 있다.[AFP=연합뉴스]

 
 하지만 연내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서로의 뜻을 조금도 굽히고 있지 않아서다. 트럼프는 셧다운 8일째인 29일에도 트위터에 국경 장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아이들의 죽음은 민주당과 그들의 동정적인 이민자 정책 때문”이라면서 “장벽을 만들면 그들은 아예 (불법입국을) 시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멕시코 인접 국경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두 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에 따른 비난을 의식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이어 “(사망한) 두 어린이는 미 정찰대에 인도되기 전에 이미 많이 아팠다”면서 “어린 소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며칠간 물을 주지 않았다”고 썼다. 불법 이민자에게 결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호아킨 카스트로(Joaquin Castro)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향해 “당신은 거짓말을 퍼뜨려 죽은 아이의 명예를 훼손하고 남은 가족에게 또 다른 트라우마를 줬다”면서 “당신은 어떤 수준에서도 미국을 대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한 텍사스 주 하원의원 호아킨 카스트로(민주당)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한 텍사스 주 하원의원 호아킨 카스트로(민주당)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트럼프의 독주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저항은 이미 극에 달한 상태다.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와 관련해 백악관이 중재안을 제시했는데도 거부한 뒤 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백악관 출입기자인 조시 더시는 28일 트위터에서 “(백악관이) 50억 달러였던 멕시코 장벽 예산을 절반 삭감해 25억 달러로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회를 둘러싼 상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현 의회 임기는 내년 1월 3일 오전까지다. 이날 오후에 출범하는 새 의회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장악한다. 미 주요 언론은 트럼프와 민주당의 강대강 대치 구도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연방정부가 셔터를 내린 채로 새해 종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셧다운 해소를 향한 출구는 점점 좁아지는 반면, 비난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1974년 이후 총 스무 번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올해 1월과 2월 두 번의 셧다운을 겪었지만 각각 사흘, 반나절만에 종료돼 여파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셧다운이 길어지면 국민 대다수가 생활 불편을 겪는다. 공무원들의 일시 해고 상태도 무기한 연장된다. 자연스레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난 27일 로이터와 입소스가 미 전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셧다운 책임은 트럼프 탓”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응답 비율(33%)을 크게 앞질렀다. 이번 셧다운은 전체 15개 정부부처 중 9개 부처에 적용된다. 연방정부 총 예산의 25% 가량이 묶여있다. 역대 최장기간 셧다운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가 세운 21일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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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