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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싸움 잘하는 여자, 누네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여성 파이터가 새로 탄생했다.
 
아만다 누네스(왼쪽)가 크리스 사이보그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고 펀치를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만다 누네스(왼쪽)가 크리스 사이보그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고 펀치를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만다 누네스(30·브라질)가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린 UFC 232 대회에서 크리스 사이보그(본명 크리스치아니 주스티누·33·브라질)를 1라운드 TKO로 꺾었다. 미국 종합격투기 UFC 여성 밴텀급(61.23㎏) 챔피언 누네스는 여성 최상위 체급 페더급(65.77㎏) 챔피언 사이보그에 압승, 여성 UFC 사상 최초로 두 체급 정상에 올랐다.
 
2018년 UFC의 최대 이변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경기였다. 사이보그는 데뷔전 패배 후 종합격투기 20연승(1무효경기 포함)을 달리며 KO승을 17번이나 기록한 강타자다. 스트라이크포스, 인빅타FC, UFC 등 3대 기구 여성 페더급 타이틀을 따냈다. 남자를 연상하게 하는 완력을 앞세워 상대를 폭행하듯 일방적인 승리를 거둬왔다. 국내 격투 팬들은 그를 '싸형(사이보그 형)'이라 부른다.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사이보그는 평소처럼 전진했다. 반면 '암사자'라는 별명을 가진 누네스는 사이보그의 움직임을 읽고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불꽃 같은 초반 공방전 끝에 누네스의 왼손 카운터가 사이보그의 턱에 꽂혔다. 순간 휘청거렸지만 사이보그는 다시 전진했다. 
 
누네스는 두려워하지 않고 사이보그의 펀치 궤적을 읽고, 또 반격했다. 암사자와 같은 감각적인 움직임이었다. 누네스의 양 훅이 턱을 연타하자 사이보그는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충격이 쌓인 탓에 방어가 허술해지자 누네스의 강력한 오른손 훅이 터졌다. 사이보그가 풀썩 주저앉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했다. 1라운드 51초. 13년 동안 지지 않았던 사이보그가 최정상에서 무너졌다. 
 
누네스(오른쪽)는 여성 UFC 최초로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른 파이터가 됐다. [AP=연합뉴스]

누네스(오른쪽)는 여성 UFC 최초로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른 파이터가 됐다. [AP=연합뉴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여성 파이터'였던 사이보그를 완파한 누네스는 바닥에 누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오히려 패자인 사이보그가 누네스를 일으켜 축하의 포옹을 했다. 승리 후 인터뷰에서 누네스는 "나를 UFC '명예의 전당'에 올려달라"고 포효했다.
 
누네스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업적을 이미 남겼다. 후반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 탓에 완벽한 전적(17승4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그의피니시율(KO나 서브미션 승)은 88%에 이른다. 밴텀급에서 미샤 테이트, 론다 로우지 등 미국의 미녀 파이터들을 연파하며 타이틀 3차 방어에 성공했다.
 
누네스는 이어 페더급에 올라가자마자 사이보그를 무너뜨렸다. UFC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른 남자 선수는 지금까지 5명(랜디 커투어, BJ 펜, 코너 맥그리거, 조르주 생피에르, 다니엘 코미어) 있었다. 이 가운데 현 챔피언이 상위 체급 챔피언을 꺾고 동시에 벨트 2개를 두른 건 맥그리거와 코미어뿐이다. 밴텀급에서 웬만한 강자를 다 꺾은 누네스는 페더급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했다. 앞으로 두 체급을 오가며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다.
 
이어 열린 남자 라이트헤비급(92.97㎏) 타이틀전에서 전 챔피언 존 존스(31·미국)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31·스웨덴)를 3라운드 TKO로 꺾었다. 존스는 지난해 7월 코미어를 KO로 꺾었으나 경기 직후 체내에서 금지약물(튜리나볼)이 검출돼 타이틀을 빼앗겼다. 1년 6개월 만에 돌아와 타이틀을 되찾은 존스는 "코미어, 네 벨트(라이트헤비급)를 찾아가라"고 도발했다. 헤비급과 라이트헤비급을 오간 코미어는 22승 1패 1무효를 기록 중이다. 1패와 1무효 모두 존스와의 경기에서 나온 것이다.
 
존 존스(오른쪽)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에게 왼발 킥을 날리고 있다. 존스는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구스타프손을 압박했다. [AP=연합뉴스]

존 존스(오른쪽)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에게 왼발 킥을 날리고 있다. 존스는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구스타프손을 압박했다. [AP=연합뉴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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