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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이것.. 중국이 고육지책으로 택한 경기 부양책

중국의 7%대 경제 고속 성장이 멈춘 건 2015년의 일이었다. 이후 6%대 '중속 성장'을 해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기업 부채, 부동산 버블, 그림자금융 등 다양한 리스크에 직면해있다. 지난 11월에는 2년여만에 제조업 성장이 멈추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그 중국이 말이다.  
 
현지의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하방압력에 직면해있다고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분위기다. 리커창 총리마저도 경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난 11월 싱가포르의 한 공식석상에서 토로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다른 기업인들에게 이 시기엔 일단 몸을 사려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아무래도 토목공사다. 도로, 항만, 철도 같은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것 말이다.  
 
최근에 "수조위안대 고속철 건설붐, 인프라 건설이 향후 5년의 국운을 떠받칠 수 있을까?"라는 왕이차이징(网易财经)의 기사를 봤다. SOC, 그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분야인 고속철 사업의 현황을 짚은 글이다. 고속철 사업에 무려 '국운(國運)'까지 운운한 이유가 뭘까.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2017년 기준 중국 고속철도 선로의 전체 길이는 2만 5000km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고속철도의 3분의 2 수준이다. 2007년에서야 고속철이 처음 운행된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성장세라 할 수 있다. 2020년에는 3만km까지 확장할 방침이라고. 중국에서는 조건만 맞으면 사업 인가, 입찰, 착공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조건(환경)이 맞지 않아도 고속철 건설이 경제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면 산을 뚫든 뭘 하든 어떻게든 조건을 만들어낸다. (그야말로 창조경제다.)
 
100% 완전한 통계는 아니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까지 착공이 예정된 고속철 사업만 27건에 달한다. 1조위안(약 163조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상 최고 예산이다. 중국철로총공사에 따르면 2017년 철도 사업 투자액은 8010억위안(약 130조원)이었다. 2019년 예상 투입비는 1조 1091억위안(약 180조원)이다.
2018년 하반기~2019년 착공 예정인 고속철 사업
구간 l 투자액(단위: 억위안) l 수혜 지역 l 착공 시기
순서는 투자액순
 
충칭~쿤밍 l 1170 l 충칭, 윈난성 l 2018년 하반기
광저우~잔장(湛江) l 840 l 광둥성 l 2019년
산둥성 남부(鲁南高铁) l 750 l 산둥성 l 2018년 하반기
셴양(襄阳)~창더(常德) l 662 l 후난성, 장시성 l 2019년
선전~장먼(江门) l 652 l 광둥성 l 2019년
선양~바이허(白河) l 621 l 랴오닝성, 지린성 l 2018년 하반기
창사~간저우(赣州) l 595 l 후난성, 장시성 l 2019년
시안~스옌(十堰) l 582 l 산시성, 후베이성 l 2018년 하반기
정저우~지난 l 547 l 허난성, 산둥성 l 2018년 하반기
충칭~첸장(黔江) l 535 l 충칭 l 2018년 하반기
난창(南昌)~황산 l 486 l 안후이성, 장시성 l 2018년 하반기
후저우~쑤저우 l 368 l 장쑤성 l 2018년 하반기
항저우~이우 l 362 l 장쑤성 l 2019년
룽촨(龙川)~룽옌(龙岩) l 348 l 광둥성, 푸젠성 l 2019년
허페이~신이(新沂) l 317 l 안후이성, 산둥성 l 2019년
시안~안캉(安康) l 314 l 산시성 l 2019년
항저우만(杭州湾跨海高铁) l 300 l 장쑤성, 저장성 l 2019년
산터우(汕头)~산웨이(汕尾) l 278 l 광둥성 l 2018년 하반기
항저우~지시(绩溪) l 219 l 장쑤성 l 2019년
난창~주장(九江) l 209 l 장시성 l 2018년 하반기
이창(宜昌)~싱산(兴山) l 195 l 장시성 l 2018년 하반기
우란차부(乌兰察布)~다퉁(大同) l 173 l 네이멍구, 산시성 l 2019년
판저우(盘州)~싱이(兴义) l 161 l 구이저우성 l 2018년 하반기
잔장(湛江)~하이안(海安) l 144 l 광둥성, 하이난성 l 2018년 하반기
츠저우(池州)~황산 l 100 l 안후이성 l 2018년 하반기
류거우난(柳沟南)~둔황 l 85 l 간쑤성 l 2018년 하반기
원링(温岭)~위환(玉环) l 78 l 저장성 l 2018년 하반기
 
8종8횡 프로젝트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이렇게 너도나도 고속철 사업에 뛰어드는 까닭은 중앙정부의 8종8횡 철도망 계획에 동참하기 위함이다.  
 
2017년 12월 말 스자좡~지난 구간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기존 4종4횡 철도망 프로젝트를 끝마쳤고, 이제 8종8횡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 때문에 각 지방정부는 철도 사업이라면 무조건 인가 도장을 찍고 보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내년 중 착공되는 고속철 사업 27개 중 22개가 8종8횡 프로젝트의 주요 노선이다.  
 
신규 고속철 노선, 중서부 지역에 집중탈빈곤 프로젝트 탄력  
앞서 언급한 고속철 사업 27개 중 17개가 중서부 지역에 몰려있다. 60%를 웃도는 비중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탈빈곤 정책과 맞물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구이저우(贵州)성의 경우 올해 8월 판저우(盘州)~싱이(兴义) 구간의 철도 건설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이 구간 노선이 이어지면 구이양에서 구이저우성 내 8개 시/주까지 1~2시간 생활권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고속철이 생기면서 신규 고용이 창출되는 등 경기 부양 효과가 두드러질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한풀 꺾인 부채축소 드라이브활기 되찾은 인프라 투자
 
최근 수 년간 중국의 인프라 투자액은 20% 가량씩 늘었다. 이는 부동산, 제조업 투자액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인프라 투자가 크게 줄기 시작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8월 인프라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후난성, 톈진, 산시(山西)성 등은 투자액이 줄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드라이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허나 중반기가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제 하방압력이 커지자 '디레버리징'이 '레버리지 안정'으로 바뀐 것이다. 부채 축소에 대한 의지가 한 풀 꺾인 셈. 채무는 시한폭탄과 같지만 당장 눈앞의 경제(GDP)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의 이 선택이 옳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토목 경제'에 다시 이목이 쏠리면서 철도 건설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액 중 교통운송과 관련된 액수는 늘 3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이렇게 봤을 때 향후 5년간 중국 고속철 사업에 투입되는 액수는 연간 8000억위안(약 130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 중 하나로 다시 꺼낸 고속철 사업. 경제 수치상으로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효자 노릇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고육지책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중국은 언제든지 동면기에 접어들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과 갈등을 빚고 중국산 불매운동이 계속 확산하고 있는 요즘, 중국의 '국운'이 어찌될지 지켜볼 일이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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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