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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악몽의 12월···총리때 이어 '오럴해저드' 논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잇따른 설화(舌禍)로 여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달 초 ‘베트남 여성’ 선호 발언에 이어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를 놓고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가 하면 장애인 비하 논란까지 겹치며 곤혹스런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여권에서도 “럭비공 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28일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며 발언했다가 “아, 말을 잘못했다”며 급히 수정했다. 하지만 또다시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파장이 퍼지자 이 총리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정치인의 행태를 비판하며 비유를 들어 언급한 것”이라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엔 고 김용균 씨의 참극을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결해 ‘정략적 활용’이라는 비판에 부닥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일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사업 육성 특별위원회’ 출범식 축사에서 “정말로 저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점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또 이 대표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일엔 국회를 방문한 친딩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에게 “한국 사람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아주 많이 하는데 다른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해 입방아에 올랐다. 여성계 등에선 ‘여성을 선택할 수 있는 물건처럼 인식하는 차별적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11월 18일엔 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필리핀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못살고 가장 불안한 낙후된 나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이 대표가 유독 약자들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왔다”며 당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장애인에 대한 삐뚤어진 인식과 본인의 볼품 없는 인격으로 인해 세상을 바라보는 저급하고 왜곡된 인식을 감추지 못했다”며 “깨끗하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당 대표직에서 즉시 내려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뉴스1]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뉴스1]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을 ‘배설 수준’이라며 “이 대표의 부적절한 언사가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여당 대표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들다. 정치권 수치(羞恥)의 표상인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다음번 비하 대상은 누구일지 집권 여당 대표의 ‘비하 노트’가 나올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영화 ‘데스 노트’에 비유해 풍자한 것이다. 
 
민주당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과거 국무총리 시절에도 ‘욱’하는 성질 때문에 설화에 자주 오르내렸다”며 “가뜩이나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추락하는 가운데 당 대표가 수습은 못할 망정 나가서 '사고'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는 국무총리 때도 여러 설화로 구설에 오르내렸다. 정치권에선 ‘모럴 해저드’에 빗대 ‘오럴 해저드(Oral Hazard)’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이 대표는 2004년 11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한나라당에 대해 “지하실에서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원을 받은 당인데 어떻게 좋은 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발언해 국회가 2주간 파행된 적이 있다. 한나라당은 사과를 요구하며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앞서 2004년 10월엔 독일 베를린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조선·동아일보는 역사의 반역자”라며 “전두환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용납할 수 있어도 조선일보의 행태는 용납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2005년 5월엔 기자간담회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손학규 당시 경기지사에 대해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아래”라고 평가절하하는가 하면 자신에 대해선 “대선 기획 최고 경험자”라고 치켜세워 눈총을 받았다.  
 
이해찬 국무총리 이임식이 2006년 3월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렸다. [중앙포토]

이해찬 국무총리 이임식이 2006년 3월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렸다. [중앙포토]

2012년엔 종북 논란에 휘말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해서도 “국회는 사상검증을 하는 곳이 돼선 안 된다. MRI(자기공명영상)로 할 거냐, X레이로 할 거냐”라고 반문했다. 두 의원은 이후 내란 선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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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