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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번지점프 같아 반짝 반등해도 하락 불가피

[배명복의 사람속으로] 정치컨설팅 ‘민’ 박성민 대표 
박성민 대표는 ’문 대통령은 기대와 다르게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이란 판단이 들면서 국민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박성민 대표는 ’문 대통령은 기대와 다르게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이란 판단이 들면서 국민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정치인에게 지지율은 배를 띄우는 부력(浮力)과 같다. 비행기를 하늘 높이 올리는 양력(揚力)이라고 할 수도 있다. 부력과 양력이 제대로 받쳐줘야 선박이든 항공기든 쾌속 항진을 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지지율은 국정운영의 동력이다. 지지율이 추락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힘들다. 
 
집권 3년 차를 눈앞에 둔 문재인 정부에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지난주 여론조사(한국갤럽)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46%)가 긍정 평가(45%)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이번 주 조사(리얼미터)에서는 51.6%(부정) 대(對) 43.8%(긍정)로 완전히 역전됐다. 
본격적인 민심 이반의 신호탄인가. 정치 컨설턴트 겸 평론가로 유명한 박성민(54) 씨를 만나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긴급 진단했다. 정치컨설팅 전문회사 ‘민’의 대표이기도 한 박 씨는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장관이든 수석이든 결과에 책임 물어야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어떻게 보나.
“의회를 지배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유일한 정치 동력은 지지율이다. 지지율이 높으면 야당과 언론도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비판하기 쉽지 않다. 지지율이 4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대선 때 문 대통령을 찍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에게 기대를 가졌던 층은 다 떠났다는 의미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 경제와 민생이라는 데 동의하나.
“그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것이란 기대 때문에 그를 지지한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래도 저 사람은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경제보다는 다른 쪽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그렇다면 진짜 요인이 뭔가.
“처음부터 문재인을 좋아하지 않았고, 지난 대선 때도 문재인을 찍지 않았지만, 이명박·박근혜를 찍었다는 자괴감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알고 보니 문재인 정부도 이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느끼면서 이들이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적폐 청산을 부르짖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관련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있지만, 그들이 저지른 적폐 가운데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안 할 것 같은 게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법과 제도 등 시스템이 달라진 것도 없고, 청와대나 여당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도 달라진 게 없다는 데서 오는 실망감이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측면은 없나.
“실력에 비해 목표치를 너무 높게 설정한 것이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 수석, 일자리 위원회, 일자리 전광판을 만들어 곧 일자리가 생길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줬다. 남북문제에서도 연내 종전 선언이 이루어지고, 김정은 답방이 가능할 것처럼 떠벌였다. 국민의 기대치만 높여놓고, 실적은 나오지 않고 있으니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반등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물론 그럴 수 있다. 남북 관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지율이라는 것은 번지점프를 연상하면 된다. 일단 뛰어내리면 몇 번의 반등은 있어도 추세적으로는 계속 내려가게 돼 있다.”
 
지금 상태가 사실상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레임덕은 불가피하다. 레임덕의 징후는 대개 세 가지로 나타난다.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원하는 자리에 앉히지 못하는 게 첫 번째 징후다. 두 번째 징후는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정책이 여당에 의해 제동이 걸리는 것이다. 기밀문서가 언론에 새 나가는 것이 세 번째 징후다. 지금 정권이 다시 집권할 것 같으면 경찰·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과 관료 집단이 어느 정도 관리가 되지만,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으면 기밀문서가 유출되기 시작한다.” 
 
‘플랜 B’ 없이 ‘플랜 A’ 하나로 가고 있어
 
이미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
“청와대 특별감찰반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이유다.”
 
경제가 지지율 하락의 진짜 이유가 아닐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경제에서 뭔가 개선되는 기미가 안 보이면 지지율 반등은 어렵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대중은 정치인을 평가할 때 어떤 이슈의 속성보다 이슈를 다루는 태도를 더 많이 본다. 지금 정부는 이 점에서 높은 점수를 못 받고 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후유증 문제를 제기하면 자꾸 그 의도를 설명한다.”
 
그래도 문 대통령의 선의는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정치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강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라 합(合)목적적인 사람이 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인·기업가·군인처럼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직업은 강한 사람이 해야 한다. 시민운동과 달리 정치는 결과를 만들어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결과가 없으면 선한 의도는 의미가 없다. 대통령은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리다. 선의를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결과를 못 만들어 내면 장관이든 수석이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통령 대신 이 사람들을 자르는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줘야 한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국민은 불통의 이미지를 가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다른 태도를 문 대통령에게 기대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문 대통령은 사람들 얘기에 귀를 기울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인제 와서 보니 정말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사람이 문재인이란 판단이 들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 청와대는 어떤 상황일까.
“오만과 초조가 엇갈리는 상황일 것이다. 집권한 지 1년쯤 되면 엄청난 권력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누구나 대통령 앞에서는 무조건 다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다 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오만해진다. 최근 들어 굉장히 공격적이고 거친 메시지가 청와대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오만함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려고 과제를 행정부나 국회에 보내면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는 정부 관료들 설명을 들어보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생각만큼 속도가 안 나니까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1년 7개월 국정운영을 학점으로 평가한다면?
“C 학점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순 없을 것 같다.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한 역사상 처음 정부라면 적어도 ‘1987년 체제’에 버금가는 ‘2017년 체제’ 같은 것이 나왔어야 한다. 법과 제도를 몇 개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지금의 시대 정신에 맞는 불가역적인 체제가 윤곽을 드러냈어야 한다. 쿠데타와 혁명을 동시에 폐기처분하고, 선거에서 이긴 쪽이 여당을 하고, 진 쪽은 야당을 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 1987년 체제다. 그로부터 30년 만에 여야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졌다면 그들과 손잡고 이 시대에 부여된 ‘역사적 숙제’를 해야 했다. 헌법도 바꾸고, 선거제도·검찰·재벌 개혁도 해서 체제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 ‘이게 나라냐’고 묻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으면 지금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집권 세력이 설정한 국정 목표가 뭔지 잘 모르겠다.”
 
문 대통령에게 고언이나 직언을 하는 사람이 청와대에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말도 많다.
“누군가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레드 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보인다. 레드 팀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플랜 B’가 없다는 얘기다. 대안도 없이 ‘플랜 A’ 하나로 그냥 가고 있다는 뜻이다.”
 
만일 지금 박 대표가 청와대에 있다면 어떤 직언을 하겠는가.
“대통령에게 직언한다는 게 쉽진 않지만, 메시지 관리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말은 할 것 같다. 경제가 됐든, 외교·안보가 됐든 지금 상황이 하루아침에 좋아지기 어렵다면 국민의 기대치를 낮추고, 솔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대(對)국민 메시지 관리를 해야 한다. 올해 초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관해 이야기할 때 보였던 겸손하고 신중한 모습이 지금은 온데간데없다.” 
 
민주당, 다음 총선 과반 확보 어려울 것
 
협치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못 받고 있다.
“탄핵에 동참한 여야 국회의원들과 함께 협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걸 안 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심리적 측면에서 추측을 해보면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자살과 연결해 이명박·박근혜 잔존 세력을 ‘적(敵)’으로 인식하고, 그들과의 거리를 못 좁히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정치인은 열 가지 중 아홉 가지가 달라도 한 가지만 같으면 동지가 되고, 의기투합할 줄 알아야 한다. 종교인이나 법조인, 학자들은 아홉 가지가 같아도 한 가지가 다르면 서로를 적으로 본다. 그런 사람들은 정치를 안 하는 게 좋다. 이회창이나 박근혜 같은 사람이 정치에서 실패한 원인이다.”
 
문 대통령에게도 그런 측면이 있다는 얘긴가.
“그렇다고 본다. 좋게 보면 원칙주의지만, 나쁘게 보면 원리주의고, 근본주의다. 노 전 대통령이 ‘문재인은 정치할 사람이 아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 이런 생각 아니었을까 싶다. ‘문재인은 훌륭한 사람이다. 정치적 반대자와 싸울 줄도 안다. 하지만 지지자들과 싸울 용기는 없는 사람이다. 정치인이라면 지지자들에게 욕먹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했고, 이라크 파병도 했다. 그걸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새해 정국에서 눈 여겨봐야 할 포인트는 뭔가.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40%가 무너지면 총선 부담 때문에 여당이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이다. 양쪽에서 쇄신론이 나올 수 있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치고 나오거나 소장파 그룹이 치고 나올 수 있다. 지금 민주당 상황을 보면 전자보다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총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나 심판이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줬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당선시켰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역사적 압승을 안겼다. 또다시 국민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갈까. 민주당은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의 비극으로 엄청난 정치적 상징자본을 얻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정치적 상징자본의 효력이 10년 이상 간 적이 없다. 민주당이 가진 상징자본의 유효기간은 내년까지다.”
 
민주당의 필패란 뜻인가.
“적어도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넘겨 제1당이 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배명복 칼럼니스트·대기자 bae.myungb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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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