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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한·미 동맹 빨간불…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정도 못 잡고 난항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새해 한ㆍ미 동맹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부자 국가들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24일 트윗)→“미국이 세계의 경찰이 될 수는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25일 해외파병 장병과 화상대화)→“모든 부담을 미국이 져야하는 건 부당하다. 우리는 더 이상 호구(suckers)가 아니다”(26일 이라크 방문)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2020년 재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이슈를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타이밍도 공교롭다. 한국은 일본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앞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임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일본ㆍ나토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첫 협상 대상국인 한국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이달 11~13일 서울에서 열린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10차 회의는 사실상 결렬됐다. 미국이 분담금을 대폭 증액할 것을 요구한 것과 동시에 현재의 협정 유효기간인 5년을 1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효기간 1년 제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일단 표명했다고 한다.  
 
다음 11차 회의는 일정조차 불투명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관련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중앙일보에 “협상은 빨라야 1월 중하순에 재개될 것”이라며 차기 협상 일정을 잡는 것조차 난항임을 시사했다. 10차 회의 당시만 해도 외교부 내에선 “내년 1월 안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는 말이 나왔지만 현재는 기류가 다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도 한국이 기여를 많이 했다는 점은 실무진에서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상태로 알고 있다”며 “그 윗선의 마음이 문제”라고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게 문제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의 핵심은 한국이 부담하는 금액의 인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한국의 분담금 부담액을 지금보다 50% 인상한 12억 달러(약 1조3500억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다. 여기에다 협정의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매년 한국이 부담하는 총액을 조금씩 높여가는 게 미국이 이번달 10차 회의에서 내민 제안의 핵심이다. 이 안의 수용 여부에 대해선 정부의 다양한 레벨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새해에도 거셀 전망이다. 이 문제가 새해 한ㆍ미 동맹의 시한폭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에 따라 미국의 한ㆍ미 동맹에의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의 부분 철수까지도 염두에 둬야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국내 정치적으로도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문제가 됐다”며 “주한미군 부분 철수는 없을 거라고 단정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이 문제가 비단 방위비 분담금 협상뿐 아니라 북핵 등 다른 문제와 함께 연동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 측 한미 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 한미 방위비협상대사가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전 서울 서초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 측 한미 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 한미 방위비협상대사가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요구했다고 WSJ가 보도한 12억 달러(1조3500억원)는 정부 일각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게 복수의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분담금 총액이 1조원을 넘기는 건 한국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여론 때문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현재 연간 1조원 수준인 분담금을 2배 가량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대규모 증액을 요구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선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천 전 수석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여러 측면과 대안을 마련해놓고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드시 하나의 의견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도 “어떤 방안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현명한 거래를 할 것인가를 따져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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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