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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 이하 건물 감싸는 스티로폼…화재 키우는 허술한 법망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강남구청 인근 신축공사장 화재현장에서 경찰청 과학수사관들이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강남구청 인근 신축공사장 화재현장에서 경찰청 과학수사관들이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6일 강남 일대를 검은 연기로 뒤덮은 청담동 신축공사장 화재 2차 감식이 28일 실시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 1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새까맣게 변해버린 건물 인근에선 열기로 휘어진 철제 비계(받침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장 인근에는 아직도 매캐한 잿가루가 휘날려 이곳이 화재 현장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4시간에 걸친 이날 감식에도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강남소방서 관계자는 “증거물 다수를 채취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을 기다려봐야한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 당일 오후 5시쯤 연기를 발견한 건 창고 문을 잠그고 퇴근하던 근로자들이었다. 이들이 소화기로 자물쇠를 깨고 안에 들어가보니 이미 창고 내부에 연기가 자욱했다고 한다. 소화기로 불길이 잡히지 않자 대피명령이 떨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매캐한 냄새가 퍼진데다가 교통마저 통제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 독자 제보]

[사진 독자 제보]

대형사고 ‘불씨’ 품고 있는 공사장 건축 자재 
건설현장 화재사고는 한번 불이 나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크다. 안전보건공단이 지난 10월 발간한 ‘건설현장 대형화재 예방을 위한 가연성 자재 등의 보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설현장 화재·폭발사고는 전체 건설업 재해의 0.6~0.7% 수준이다. 
 
지난 6월 26일 오후 세종시 새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6일 오후 세종시 새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6월 일어난 세종 주상복합 신축공사 화재 당시 3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3월에는 부평 주상복합 신축공사장 화재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사장 근로자들이 상주하다시피 하는데다가, 일반 건물에 비해 초기 화재 발견이 쉽지 않아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특히 건축물 내장재로 사용되는 스티로폼, 우레탄 폼 등이 불에 타기 쉬운 소재라는 점이 사고를 키우는 원인으로 꼽힌다. 안전보건공단은 용접·용단 등 화기 작업을 할 때 생긴 불씨가 건축물 내장재에 튀어 발생한 화재사고가 전체의 공사장 화재의 62.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남 공사장 화재에서도 외벽에 붙은 100㎜짜리 단열 스티로폼에 불길이 타고 올라가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지상 6층 이상만 불타지 않는 단열재 ‘허점’
16년 4월 시행된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24조에 따르면 단열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재료, 또는 준불연재료 이상으로 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 규칙은 연면적 합계 2000㎡ 이상, 6층 이상, 수직높이 22m 이상 건축물에만 적용된다. 강남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신축공사장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4층인데 건축법에서 말하는 ‘6층 이상’이라는 것은 지상을 기준으로 한다”며 “이 건물은 단열재 시공 규칙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광 인천남동소방서 소방관이 지난해 발표한 ‘건축물 외벽 단열재에 대한 화재 위험성의 실험적 연구’에 따르면 화재발생 장소의 26% 이상(15년 기준)이 단독·다세대주택 등 주거시설이다. 전문가들은 신축 중인 다세대주택 대부분이 5층 이하 건물인만큼 화재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소방관은 “관계 법령 등의 기준 층수 및 층고를 5층 이상, 12m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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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