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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명소' 서대문박물관 누출사고, 원인은 소화약제 분사

28일 오전 10시 31분 55초,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지구환경관' 외부로 뿜어져나오는 흰 소화약제.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공]

28일 오전 10시 31분 55초,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지구환경관' 외부로 뿜어져나오는 흰 소화약제.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공]

 
28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들어서자 강한 인공 오렌지향이 코를 찔렀다. 오전 10시 32분 발생한 소화약제 누출 사고 이후 박물관에 남아있는 냄새였다. 이 박물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전시가 열려 대표적인 ‘어린이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이날 오전 박물관 3층 ‘지구내부관’에서는 소화시설 오작동으로 소화 약제가 대량 분사됐다. 당시 박물관에는 어린이 등 관람객 53명이 있었다. 이 사고로 어린이 7명 등 총 13명이 구토, 어지러움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가스 설비와는 무관한 사고로 확인됐다. 신동은 서대문소방서 지휘팀장은 “정기 소방점검 중 발생한 조작 실수로 소화설비가 오작동해 약제가 뿌려졌다”며 “약제 자체의 독성은 없다. 병원에 이송된 13명 모두 생명에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어떤 소방점검이었나
소화설비 오작동으로 소화약제가 쏟아져 나온 곳. 불빛 아래쪽 은색 장치가 약제를 뿜어내는 장치다. 김정연 기자

소화설비 오작동으로 소화약제가 쏟아져 나온 곳. 불빛 아래쪽 은색 장치가 약제를 뿜어내는 장치다. 김정연 기자

 
서대문소방서 관계자는 “소화약제 분사 시설은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와 비슷한 구조로 설치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약제가 담긴 탱크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화재 시에 충격을 인식하는 기능을 가진 밸브를 잘못 건드려 약제가 쏟아져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출된 약제의 양은 확인 중이라고 한다.  
 
이강환 관장은 “매달 하는 점검이고, 대체로 휴관 때 점검을 하는데 오늘은 개관일에 점검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소방설비 작동 상태를 확인하려던 것인데, 오작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화약제 분출 흔적이 남아있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지구내부'관. 김정연 기자

소화약제 분출 흔적이 남아있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지구내부'관. 김정연 기자

 
 
어린이 관람하던 전시관에서 분사돼
한 남성이 아이를 데리고 대피하는 CCTV 화면.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공]

한 남성이 아이를 데리고 대피하는 CCTV 화면.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공]

 
사고가 난 곳은 박물관 3층의 ‘지구내부관’이다. 주 출입구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뒤, 영상 관람실을 지나면 이 전시관이 있다. 당시 어린이를 포함해 10명 이상이 이곳에서 전시를 관람 중이었다.   
 
사고 당시 지하 1층에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고 있던 경비 오모(62)씨는 “화면에서 갑자기 허연 게 뿜어져나와 전시관에 바로 뛰어올라갔다“며 “큰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걱정돼 ‘119에 신고하라’고 주변에 외친 뒤 현장으로 갔다”고 전했다.
 
사고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관람객을 데리고 나가는 구조대원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공]

사고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관람객을 데리고 나가는 구조대원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공]

 
박물관 CCTV에는 오전 10시 31분 54초 아이 1명과 어른 1명이 전시관에서 뛰쳐나온 뒤 흰 연기가 쏟아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연기는 3분 정도 뒤 사그러들었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이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장면도 찍혔다.
 
 
소화약제, 무슨 성분인가
이곳에 설치된 소화설비는 물이 아닌 특수약제(NAFS-3)를 뿌리는 장치다. 이 관장은 “전시품 보호를 위해 스프링클러 대신 상대적으로 고가인 특수약제 설비를 갖춰놨다”고 했다. 점검 업체 측은 “소화기가 뿜는 물질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른 종류의 기체를 뿜어내 산소를 줄여 불을 끄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누출 감지를 위해 인공 오렌지향을 섞었는데, 일시적인 산소 부족과 강한 남새 탓에 어지러움, 구토 증세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경비 오씨는 “어른들도 구토를 했다. 전시실에 있던 사람들을 급한대로 3층에 있는 ‘공룡공원’(야외공원)으로 데려가 신선한 공기를 쐬게 했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 파악, 수습 때까지 임시 휴관
서대문자연사 박물관은 임시 휴관을 결정했다. 김정연 기자

서대문자연사 박물관은 임시 휴관을 결정했다. 김정연 기자

 
이날 병원에 후송된 관람객 중에서는 외국인 부자도 있었다. 한국에 관광을 왔던 이들은 분사액을 어깨에 맞아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 관장은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외국인들도 자주 관광 코스로 찾는 곳”이라고 전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사고 직후 관람객들을 모두 내보내고, 임시 휴관조치를 내렸다. 박물관 측은 “사고 원인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습 조치가 끝날 때까지 휴관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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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