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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투신하면 또 구할 것" 한강서 여고생 구한 특공인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여고생 A(17)양에게 산타클로스 대신 ‘생명의 은인’이 찾아왔다.
 
이날 저녁 10시 25분 쯤 지체장애가 있던 A양은 서울 영등포구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떨어졌다. A양이 다리 밑으로 추락하게된 정확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당시는 영하의 날씨인데다 수심이 깊고 유속도 빠른 탓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잠시 뒤 한 ‘의인’이 강물로 뛰어들었다. 휴가를 나와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한 군인이었다. 이 군인 덕분에 A양은 크게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한치 고민도 없이 차가운 한강물에 뛰어들어 여고생을 구한 그는 1군단 특공연대 소속 황수용(21) 하사다. 황 하사는 제3공수특전여단에서 특전사로 복무하다 27일 1군단 특공연대로 전입했다.
 
 한강으로 뛰어든 여고생을 구한 황수용(21)하사.[사진 황수용 하사 제공]

한강으로 뛰어든 여고생을 구한 황수용(21)하사.[사진 황수용 하사 제공]

 
황 하사는 입대 3년차 군인이다. 어릴 때부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을 동경했고, 성인이 되자마자 입대했다고 한다. 황 하사는 “자신을 희생해 누군가를 지키는 군인을 보며 나도 저런 일을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 다짐했다”며 “무엇보다 여학생이 무사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황 하사에게 직접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얘기해달라
휴가를 나와 친구와 함께 원효대교 밑에 있는 편의점에 있었다. 친구가 갑자기 ‘다리 위에 검은 물체가 있다’고 소리쳤다. 처음에는 사람인지 몰랐는데 갑자기 뛰어내리더라. 놀라서 자세히 보니 A양이 수면 위에 ‘퐁당’하고 빠졌다. 이후 “살려달라”는 소리도 들렸다.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그 사이 친구가 튜브를 구해왔다. 튜브를 들고 곧장 물에 뛰어들어 A양에게로 헤엄쳤다. A양을 붙잡고 데리고 나오는 도중  구조대가 도착해 함께 구조했다.
 
아무리 특전사 출신이라도 영하의 날씨에 두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훈련 때 수영을 많이 배웠다. 나는 중급반에서 고급반을 왔다 갔다 하는 정도다. 그래도 ‘배운대로 하면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 여학생이 물에 빠진 걸 보고 ‘일단 구하자’는 생각이 제일 먼저들었다.
 
구조 과정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막상 물에 들어가니 차갑고 무서웠다. 그래도 ‘모두 무사하자, 나도 무사하고 여학생도 안전하게 데려오자’는 각오를 다졌다. 어린 A양도 힘들었을텐데 잘 버텨주고 무사히 구조돼서 눈물나게 고맙다. 당시엔 너무 경황이 없어서 ‘뿌듯하다’는 것보다 ‘다행이다’는 안도감이 제일 많이 들었다.
 
찰과상이 있었다고 들었다. 몸은 좀 괜찮나
경미한 상처라 문제될 게 없다. 군인 정신으로 빨리 회복될 수 있게 하겠다. 잘 아물고있다. (웃음)
 
한강으로 뛰어든 여고생을 구한 황수용(21)하사

한강으로 뛰어든 여고생을 구한 황수용(21)하사

가족들은 걱정이 크셨을 것 같다
제가 외동이라 소식을 듣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도 저도 무사하고 A양도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하니까 대견해하셨다. 부모님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 하셨다.
 
이런 상황을 또 마주한다면 똑같이 행동할 것인가
당연하다. 그 땐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해서 더 빨리 구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특공인으로서 훈련에도 앞으로 더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 A양이나 A양 부모님과 만났나
만난적은 없다. 다만 A양의 아버님께서 연락오셔서 “나도 직업군인이었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거듭 말씀하셨다. 그리고 감사의 의미로 부대에 찾아와주신다고도 하셨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전국에서 일하는 군인, 공무원, 소방 구조대 분들 모두 추운 날씨에 정말 고생이 많으시다. 이번 사고에서도 구조대 분들이 저 못지 않게 고생하셨다. 앞으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자의 생업에 고생하는 모든 분들이 새해 행복한 일만 생기셨으면 좋겠다.
 
황 하사는 구조 다음날인 26일 휴가를 마치고 묵묵히 부대로 복귀했다. 현재 황 하사의 소속 부대에서는 포상을 추진중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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