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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해변에 '셀카족' 몰려…V포즈에 미소까지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에 근처 반텐 주와 람풍 주 해안에는 수일 전부터 셀카 촬영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에 근처 반텐 주와 람풍 주 해안에는 수일 전부터 셀카 촬영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의 쓰나미로 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대 해안에 '셀카' 촬영객들이 몰려와 공분을 사고 있다.
 
28일 므르데카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순다 해협에 근처 반텐 주와 람풍 주 해안에는 수일 전부터 셀카 촬영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쑥대밭으로 변한 해변과 무너진 건물 등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위해 피해 현장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자카르타에서 성탄절 휴일을 이용해 반텐 주 해안에 왔다는 한 10대 여성은 쓰나미에 파손된 차량과 구조물 등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파괴된 현장과 피해 주민들을 보고 싶었다"며 셀카를 많이 찍었냐는 질문에는 "많이 찍었다. 소셜 미디어와 왓츠앱에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셀카 촬영객 대다수는 미소를 짓거나 손가락으로 '브이'(V)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찍는 등 피해 주민들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이들의 행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주요 피해지역 중 하나인 람풍 주 와이 물리 마을 주민 다흘란(37)은 "이런 이들은 셀카만 찍을 뿐 피해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셀카 촬영객은 셀카를 찍는 행위를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고 항변했다. 반텐 주 찔레곤의 이슬람 여성단체 회원들은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진은 우리가 정말로 여기 와서 구호품을 전달했다는 증거"라면서 "피해현장 사진은 '좋아요'를 더 많이 받는다. 자랑하려고 셀카를 찍어선 안 되지만 다른 이들과 슬픔을 나누기 위해서라면 괜찮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2일 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일대 해안에는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가 닥쳐 최소 430명이 숨지고 159명이 실종됐다. 쓰나미는 순다 해협의 작은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Anak Krakatoa)가 분화하며 일어난 해저 산사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난 당국은 아낙 크라카타우의 화산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3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하고 주민들에게 해안에서 500∼1천m 이상 떨어지라고 당부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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