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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국정조사 흐지부지되나…여야 모두 계륵 취급?

여야가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이 불발됐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12월 임시국회 개원에 합의하면서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를 구성하고, 사립유치원 관련 개혁법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한 후 처리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27일 본회의에 국조특위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본회의 후 국조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치원법 처리 없는 국정조사는 없다”며 이렇게 썼다.
 
“유치원 3법이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됐다. 말이 신속이지 최장 330일이 걸린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수용하면서 유치원 3법도 함께 처리하기로 했던 합의가 깨졌다. 그리고 다음 국회 때 국조만 처리한다는 거다. 유치원법 처리 없는 국정조사는 안 된다. 국정조사는 위원장인 나를 바꾸든지, 유치원법을 처리하든지 해야 가능할 것이다.”
 
 
요약하면 ‘유치원법과 국정조사는 패키지인데 유치원법이 안 됐으니 국정조사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국정조사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국조 전제조건으로 내건 유치원법 처리에 한국당은 부정적이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가 유치원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때도 한국당 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집단 퇴장했다.
 
그런데 국정조사가 불발 위기를 맞았지만 여야 모두 별로 아쉬운 기색은 아니다. 28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른바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처리 등을 성과로 내세우며 전날 본회의를 언급했지만, 누구 한명 국정조사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한국당 사정도 같았다. 나경원 원내대표 주재로 원내대책회의 겸 경제활력 되살리기 특위 연석회의를 진행했는데, 역시 아무런 관련 언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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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여야 모두 채용비리 국조를 계륵으로 여기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래 국정조사는 한국당이 강하게 주장했던 사안이다. 채용 비리 문제가 불거진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 산하여서 사실상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박홍근 의원 등 박 시장과 가까운 여권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권성동ㆍ염동열 의원이 엮인 강원랜드 채용비리도 함께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왼쪽)은 딸 취업 특혜 논란에 휘말리자 '문준용 국조'를 들고 나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김성태 딸 취업 논란도) 국조 대상이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왼쪽)은 딸 취업 특혜 논란에 휘말리자 '문준용 국조'를 들고 나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김성태 딸 취업 논란도) 국조 대상이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연합뉴스]

 
그러다 직전까지 한국당 원내대표였던 김성태 의원의 딸 KT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 자녀의 채용 관련 의혹도 국정조사 대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도 전부 다 국정조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권미혁 원내대변인이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특히 발끈한 김성태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문준용씨 채용 문제도 같이 하자”고 받아치면서 진흙탕 국면이 됐다. 이후 국정조사에 김 의원의 딸 문제도 포함시키자는 민주당의 공식 언급은 사라졌지만, 민주당 내부적으론 “김성태 의원의 요구를 못받을 이유가 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처럼 여야 모두 국정조사가 열릴 경우 예상치못한 악재가 터질까봐 부담스럽기 때문에 국정조사 추진에 소극적이란 것이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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