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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문학 인터뷰] “미래에 관한 낙관을 잃지 말자”

인공지능은 망치와 같아, 도구는 대체로 악(惡)보다 선(善) 위해 쓰여  
물질 아닌 의식의 변화와 세상에 대한 이해 통해 인류는 진화할 것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이디어를 이야기로 만드는 작업은 특별한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체가 아니라 서사의 힘으로 소설은 독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이디어를 이야기로 만드는 작업은 특별한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체가 아니라 서사의 힘으로 소설은 독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전 세계에서 1000만 권 넘게 팔린 프랑스 작가. 최근 10년간 소설 누적 판매량 국내(교보문고 2016년 3월 통계 기준) 1위. 공간을 초월해 현대인들은 왜 베르나르 베르베르(57)의 소설을 읽을까. 독자들은 그를 통해 미래의 단초에 접근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베르베르는 2018년 여름 [고양이]를 한국에 선보였다. 이미 20만 부 넘게 팔린 이 소설은 테러와 전쟁이 발발하고 페스트까지 덮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삼은 이야기다. 고양이의 입을 빌려 인류의 멸종을 경고하지만, 작품 저변에 미래를 향한 낙관주의와 여유가 더 짙게 배어있다.
 
베르베르는 1991년 데뷔작이자 단숨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개미]를 발표했다. 이후 나오는 책마다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실험했다. 이런 베르베르에게 번역가로서 소설과 문학, 그리고 그의 눈에 비친 세계에 대해 물었다. 그가 던지는 ‘바깥의 시선’은 한국 독자에게도 새로운 시선을 제공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작가와의 인터뷰는 e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베르베르는 평소 인터뷰를 꺼리고, 하더라도 단답형인 것으로 악명(?) 높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지혜로운 안목을 가졌고, 호기심 많은” 한국 독자를 위해 이례적으로 상세한 답변을 전했다.
 
이슬람 전체주의는 인류에 위협
베르베르의 2018년 작품 [고양이]. 출판시장의 불황마저 돌파한 베르베르의 특별한 인기를 보여줬다. / 사진:열린책들

베르베르의 2018년 작품 [고양이]. 출판시장의 불황마저 돌파한 베르베르의 특별한 인기를 보여줬다. / 사진:열린책들

최근작 [고양이]는 플롯에 판타지적 특성이 배어 있다. 베르베르 세계의 입문서로 추천할 만큼 작가의 철학과 세계관이 오롯이 녹아 있다. 이번에도 데뷔작 [개미]에서의 방식, 즉 ‘타자의 시선’을 도입했다. 고양이가 등장해 비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본다.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그리고 어떤 경험이었나?
 
“이 소설을 통해서 인간의 지배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장차 지능을 가진 다른 생물 종(種)이 얼마든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테니까. 인간과 다른 형태의 의식을 가진 종(種)이 인간의 뒤를 이어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간은 지능을 가진 여러 동물 중 하나이지 유일한 동물이 아니다. 우리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고양이]는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했다. 아마 내가 키우는 고양이한테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바스테트라는 주인공 덕분일 것이다. 바스테트는 거만하고 젠체하는 것이 딱 내 고양이를 닮았지만 더할 수 없이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1980년대 사회 격변기를 거쳐 90년대 한국 소설은 주로 ‘개인으로서의 나’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이 시기에 국내에 소개된 프랑스 문학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한국 독자들은 ‘프랑스 문학’ 하면 으레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인 내밀한 이야기부터 떠올렸다. 문체가 서사를 압도하는 작품들이었다. 소설이 소재의 확장력을 보여주지 못해 싫증을 느낄 찰나, 베르베르,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정유정이 독자의 지지 속에 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세 사람 모두가 ‘장르작가’라는 사실이다.
 
“한국 문학 시장의 특성이 프랑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출판사들은 주로 자서전적인 소설이나 ‘오토픽션’(프랑스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세르주 두브로프스키가 창안한 신조어. 책의 주인공과 작가의 이름이 동일해야 하며 소재는 반드시 자전적이야 한다)을 출간하는데 독자들이 기다리는 소설은 그런 게 아니었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장르물이고 소설가의 상상력이다. 언론에서 다루는 문학의 이미지와 대중이 실제로 원하는 문학 사이에 큰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신의 소설 속 미래는 종종 현실로 우리 눈앞에 나타난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을 지켜보면서 많은 독자가 [뇌]의 도입부를 떠올렸다. [네이처]지에 ‘사람과 돼지가 8000만 년 전, 공통 조상에서 갈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을 때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읽은 독자들은 섬뜩함마저 느꼈다. 얼마 전 한국에서 IT 대란이 벌어졌을 때, 인터넷에 중독된 [고양이] 속 인물 피타고라스가 생각났다. 당신의 놀라운 미래 예측 능력은 과학 지식에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을까?
 
“과학기자 출신으로서 시사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면서 흐름을 잡으려고 애쓴다. 프랑스에서 먼 한국에서는 테러리즘이 인류의 지능과 문명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지 감지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테러리즘이라는 표현은 내가 광신주의를 겨냥해서 쓴 말이다. 북한이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인들로서는 프랑스 사회에 공산주의가 아닌 다른 형태의 전체주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슬람 전체주의 말이다. 이곳, 내가 사는 프랑스 사회에, 그런 이슬람 전체주의의 압력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아주 교묘한 방식으로 말이다. 이슬람 전체주의는 자유와 여성의 인권에 막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인류의 미래는 ‘2보 후퇴, 3보 전진’
2016년 이세돌은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다. 베르베르는 AI가 인류에 위협보다 편의를 줄 것이라는 낙관을 피력했다. / 사진:구글

2016년 이세돌은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다. 베르베르는 AI가 인류에 위협보다 편의를 줄 것이라는 낙관을 피력했다. / 사진:구글

[고양이]에서 보듯 당신의 소설에서는 종종 우화의 특성이 발견된다. 이런 의인화 기법 때문에 독자들은 주제의 묵직함에도, 당신이 던지는 메시지를 부담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라퐁텐(17세기 프랑스의 시인이자 우화작가)의 영향으로 봐도 될까?  
 
“맞다. 라퐁텐은 전제 군주 시대에 감히 정치를 말한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동물을 등장시켜 시대를 앞서가는 메시지들을 전달했다. 자유롭고 저돌적이었던 라퐁텐은 내가 귀감으로 삼고 있는 인물이다. ‘전통적’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늘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정치가 내포하는 위협과 위험을 말하려면 다른 방식, 즉 ‘평행적인’ 방식을 찾아야 한다. 라퐁텐이 했듯이 말이다.”
 
[파피용] [제3인류] [고양이]는 모두 디스토피아가 배경인 소설들이지만 결말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당신은 ‘2보 후퇴, 3보 전진’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인류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낙관하기 때문인가? 이런 낙관주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여러 측면에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믿는다. 평균수명은 늘어났고, 기아와 전염병은 줄어들었다. 우리는 부정적인 측면을 확대해 보는 경향이 있다. 1961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나만 해도, 전쟁을 겪지도 않았고 치명적인 전염병을 경험한 적도 없다. 한국의 전후 세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들은 평화와 높은 삶의 질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대다. 온갖 위협이 존재하지만, 어쨌든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인 1939년을 한번 떠올려 보자. 참담한 상황이었다. 이보다 이전인 14세기는 또 어땠나. 흑사병이 창궐하던 때였다.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보다 보면 저절로 낙관주의자가 된다. 세계는 그런 도전들을 다 이겨내고 결국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했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니 여전히 부당한 상황이 존재하고, 앞으로 힘든 시련이 닥친다 하더라도 우리는 낙관주의를 잃어선 안 된다.”
 
내가 요즘 작업 중인 당신의 작품 [저승에서]에는 AI 작가가 등장한다. 유명 작가가 사망하자 출판사에서 그를 대신하기 위해 만든 가상의 작가다. 얼마 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인공지능 화가 ‘오비어스(Obvious)’가 그린 초상화 [에드몽 드 벨라미]가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 [고양이]에는 예술을 인간의 고유 활동으로 여기는 고양이 피타고라스가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들으며 감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앞으로 과연 창작이 인간만의 영역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인공지능 시대에 창작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인공지능의 탄생으로 인간의 지능은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됐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리 스스로를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 내 일상에서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것들이 내 정신에 자유를 준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예전처럼 전적으로 기억력에 의존할 필요가 없고, 언제라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이미지와 정보에 접근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게 인공지능은 더 멀리 내다보고, 사고하게 도와주는 것이지, 내 정신과 경쟁을 벌이며 위협하는 상대가 아니다. 망치와 같은 도구에 불과할 뿐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망치를 들고 오두막을 지을 수도 있고, 사람의 머리를 깰 수도 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물론 악용될 경우, 우리에게 아주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구들은 오늘날까지 대체로 악보다는 선을 위해 쓰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내가 이 문제에 있어서도 낙관론자인 이유다.”
 
“세대와 시·공간을 뛰어넘도록 쓴다”
프랑스 파리에서 터진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현지 시민들의 규탄시위 장면. 베르베르도 광신적 이슬람 전체주의의 위협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터진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현지 시민들의 규탄시위 장면. 베르베르도 광신적 이슬람 전체주의의 위협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당신의 일관된 주제의식 중 하나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다. <타나토노트>부터 <저승에서>에 이르기까지 소설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고 있다. 꿈이나 무의식, 최면 등을 비중 있게 다루는 것에서 보듯 당신의 작품 세계가 점점 영성을 향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가 관심을 갖는 건 지식의 본질이다. 쥘 베른(19세기 프랑스 소설가, 근데 SF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대표작으로 [80일간의 세계일주] [해저 2만리] 등이 있다)의 시대에는 지식의 경계가 대양이고 달이고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지식의 경계가 달라졌다. 지식의 경계는 더 이상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 정신의 경계가 바로 지식의 경계라는 뜻이다. 그러니 내가 이 주제에 천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 살아있다면 쥘 베른 역시 지리적 여행이 아니라 정신의 여행을 다룬 이야기를 쓸 것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정신의 경험을 통한 의식의 변화와 세상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정신이 진화하지 않는 한, 인간의 진화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학은 영혼의 폐허일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과학이 궁극점에 도달했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의식의 궁극점에 이르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한국에서는 머지않아 최면을 통한 퇴행 전생 체험을 다룬 [판도라의 상자]가 독자들을 찾아갈 것이다. 프랑스에서 2018년에 나온 책이다. 다음 소설은 [고양이]의 후속작이다. 지금 한창 집필 중이다.”
 
지난번 한국 방문 때, 당신의 사인회에서 40~50대 아버지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당신의 애독자였던 그들이 자식을 위해 책을 사서 사인을 받으러 온 것이었다. 이렇듯 독자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작가는 흔치 않다. 당신의 소설이 세대를 뛰어넘는 어떤 재미를 젊은 독자들에게 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야기꾼 베르베르가 지닌 재능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글을 쓸 때 늘 최대한 명료해지려고 애쓴다. 형식보다 내용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이야기의 문체가 아니라 질(質)이다. 이런 방식은 번역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측면도 있다. 나의 문장이 길고 복잡하다면 번역자가 작가와 같은 의식 속에서 작업하기가 훨씬 힘들 테니까 말이다. 나는 이미지를 통해 말을 하려고 한다. 독자의 머릿속에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주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단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보다 그것들이 창조하는 그림과 이미지에 더 집중한다. 나이 어린 독자들은 이런 이미지와 그림에 더 끌리는 경향이 있다.”
 
K팝을 이끄는 방탄소년단(BTS)은 문학 작품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젊은 뮤지션들이 2017년 발표한 ‘봄날’ 뮤직비디오는 SF작가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당시 BTS 팬들 사이에서 때 아닌 르 귄 열풍이 일었던 게 기억난다. 얼마 전에는 우연히 한 초등학생이 당신의 소설 [신]을 읽는 장면을 SNS에서 봤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책이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상상력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청소년 독자들을 특별히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가? 그런 생각이 당신 작품의 내용과 형식에 영향을 미치는가?
 
“나는 젊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글을 쓴다. 하지만 그들만을 의식하고 쓰는 것은 아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가능한 넓은 독자층에 다가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가령, 글을 쓰는 동안 나는 한국의 독자들, 열 살짜리 어린 독자들과 나이 지긋한 70대 독자들, 그리고 50년 뒤, 100년 뒤의 독자들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내가 글을 쓸 때 고민하는 것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세대에 다가가도록 쓸 것, 미래의 대중에게 다가가도록 쓸 것, 공간을 뛰어넘어 다가가도록 쓸 것.”
 
“글쓰기를 통해 행복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018년 10월 프랑스 파리를 국빈 방문했다. 이때 엘리제궁 만찬에 초대된 베르베르와 만났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018년 10월 프랑스 파리를 국빈 방문했다. 이때 엘리제궁 만찬에 초대된 베르베르와 만났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 독자들이 출간을 기다리는 '저승에서'와 당신의 최신작 '판도라의 상자'가 어떤 소설인지 듣고 싶다.
 
“[저승에서]는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은 한 추리 작가가 저승에서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다. 이승에 있는 여성 영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면서 주인공은 가시세계(visible world)와 비(非)가시세계의 경계를 허물게 된다. [판도라의 상자]에는 퇴행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들로 돌아가는 역사학 교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생으로 돌아간 그는 우리가 책을 통해 배운 역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 둘 발견하면서 역사의 진실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 독자들과의 교류는?
 
“새 책이 나올 때마다 늘 독자들을 만나며 바쁜 시간을 보낸다. 프랑스 독자들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많이 한다. 얼마 전에는 캐나다 퀘벡과 러시아에 다녀왔다. 한국에도 가능한 자주 가려고 한다. 독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어떤 분들인지 알 수 있는 기회니까. 독자들이 내 책을 어떻게 읽고 계신지, 어떤 점이 마음에 들고 어떤 점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마스터클래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스터 클래스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해준다면?
 
“마스터클래스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창의적 사고를 이끌어내 이야기화(化)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시간이다. 4시간가량 진행되는 클래스를 통해 참가자들이 글을 쓰고 싶게 만들고, 글쓰기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목표다. 이 클래스는 통상적인 글쓰기 강의가 아니라 나와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상호적인)한 경험이다. 나는 참가자들에게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어떻게 인물을 만들고, 이야기의 뼈대를 세워 나가야 하는지 조언해 준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이 글쓰기를 통해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가르쳐 주려고 애를 쓴다.”
 
글 전미연 번역가·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겸임교수 / 정리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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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