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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노조, 총파업 투표 96% 찬성…“1월 8일 총파업 할 것”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 투표가 가결됐다. 내년 1월 8일 주택은행과 합병 이후 19년 만에 전국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26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5000여명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지난 26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5000여명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

 
28일 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조합원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한 결과 96.01%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이는 전체 조합원 1만4343명 가운데 1만1990명(83.5%)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1만1511명(96.01%)의 찬성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9월부터 모두 12차례에 걸쳐 사용자 측과 임금인상, 성과급, 임금피크 진입 시기 등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7일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냈다. 2차례 걸친 회의에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중노위가 지난 24일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노조는 곧바로 총파업 투쟁 결의에 나섰다. 지난 26일 오후 7시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날씨에도 5000여명의 조합원이 총파업 결의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본점에 모였다.  
 
 
총파업 시기는 내년 1월 8일이다. 노조 측노조 측은 “조합원들이 총파업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투쟁을 지지했다”며 “1월 7일 파업 전야제를 개최한 뒤 8일 서울에 모여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사용자 측은 임금피크제 1년 연장, 점심시간 1시간 사용 등 산별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데다 연차가 쌓여도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페이밴드를 확대하려고 한다”며 총파업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실적만 쫓다 보면 수수료 높은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문제점은 고객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도  노사 간 입장이 엇갈린다. 노조는 산별 합의대로 현재보다 1년 늦춘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1년 연장은 하되 부점장과 팀장급으로 이원화된 진입 시기를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상 부점장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은 팀장급 이하 직원보다 평균 5.5개월 빠르다. 팀장급의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부점장과 똑같이 하면 1년 연장의 의미가 없다는 게 노조 측 의견이다.
 
 
‘연말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도 파업의 불씨를 당겼다.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만큼 지난해 수준 성과급(300%)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 측은 “내부적으로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은행과 비교해도 성과급 300%는 지나치게 많다”고 맞서고 있다. 사용자 측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얼마를 벌었느냐는 것보다 경영의 효율성을 가리키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을 기준으로 하자는 주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ROE로 바꾸는 것에 난색을 표한다. 류 수석 부위원장은 “국민은행은 지난 10년간 연간 ROE가 10%를 넘긴 적이 없다”며 “제도가 바뀌면 성과급을 받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억대 연봉의 은행원들이 파업을 예고한 것에 대해 여론의 시선은 좋지 않다. 이 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직원 9500여 명의 평균 연봉은 1억1000만원, 여성 직원 8700여 명의 연봉은 7100만원이었다.
 
 
노조의 총파업 강수는 소비자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지점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전국적으로 파업한다면 소비자가 은행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노조 측은 “다음달  7일 전까지 사용자 측이 생각을 바꾸고 교섭에 응한다면 극적인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공은 은행으로 넘어갔다. 은행 역시 총파업까지 이어지면 업무 처리, 브랜드 이미지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신규 인터넷은행 출범, 핀테크 등 금융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요즘 내부 갈등에 발이 묶인다면 내년 사업 구상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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