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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치·맥의 배신’…치킨집·주점이 줄었다

대한민국 자영업의 ‘간판 주자’ 치킨집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 포화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심야 상권을 상징하는 ‘주점’도 마찬가지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회식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가맹점 수 역시 처음으로 줄었다.
 
27일 통계청의 ‘2017년 기준 도·소매업, 서비스업 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18만1000개로 전년 대비 6.6%(1만1000개) 늘었다. 편의점·한식·치킨 3개 업종의 가맹점 수(9만3000개)가 전체의 51.3%를 차지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출액은 총 55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3%(6조9000억원) 증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치킨집의 가맹점 수는 2만4654개로 전년보다 2.8% 줄었다. 2013년(2만2529개) 이후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이에 따라 종사자 수도 6만536명으로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3.7%)했다.
 
주점도 고개를 숙였다. 가맹점 수는 1만2026개(-5.5%), 종사자 수는 3만296명(-5.8%)으로 둘 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치킨집과 주점의 매출액은 3685억원과 17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1%, 3.3% 증가했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미미했다.
 
가맹점당 매출액을 비교하면 치킨·주점 업종의 침체가 더욱 두드러진다. 치킨집의 연 매출액은 가맹점당 평균 1억4950만원, 주점은 1억4310만원이다. 편의점 연 매출액(4억8730만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로, 주요 비교 대상 업종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내수 침체로 매출이 줄어드는 충격을 이들 업종에서 먼저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치킨집은 ‘치킨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포화 상태다. 치킨집은 생계형 창업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프랜차이즈를 통해 손쉬운 창업이 가능해지면서 노후 대비가 부족한 은퇴자들이 전문성과 큰 자본 없이 차릴 수 있는 치킨집을 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배달 대행업체 사용, 배달 앱을 활용한 마케팅 비용 등의 추가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점의 쇠퇴는 사회 분위기가 달라진 영향이 크다. 2차, 3차로 이어지던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이른바 ‘워라밸’ 바람이 불면서 일찍 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기업들도 청탁금지법과 미투 운동 등으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퇴근 후 모임 술자리 자체를 줄이는 분위기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영업 전체 시장의 파이는 줄어드는데 조기 은퇴와 취업난 등으로 시장 진입은 늘고 있다”며 “치킨집·주점을 시작으로 다른 부문의 자영업까지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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