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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축구·공·감] “가장 위험한 코리언…2위 김정은, 1위 손흥민”

손흥민(오른쪽)은 본머스전에서 2골을 추가,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오른쪽)은 본머스전에서 2골을 추가,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AP=연합뉴스]

“누구든 다음 달이 오기 전에 손흥민(26·토트넘)의 여권을 숨겨야 할 것 같다.”
 
27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선 손흥민이 본머스를 상대로 두 번째 골을 넣은 직후 한 토트넘 팬이 구단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다. 이 글에 많은 팬이 ‘좋아요’를 눌러 공감을 표시했다.
 
손흥민이 두 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면서 토트넘은 본머스를 5-0으로 완파했다. 올 시즌 15승(4패)째를 거두며 승점 45점을 기록, 맨체스터시티(44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선두 리버풀(51점)과는 승점 6점 차다.
 
‘여권을 감춘다’는 건 외국 연예인 또는 스포츠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이 쓰는데, ‘어떻게 해서든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보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표현이다. 이 글을 쓴 팬은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는 손흥민이 다음 달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팀을 떠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흥민의 경기력을 가장 잘 묘사하는 말은 ‘물이 올랐다’가 될 것 같다. 12월에만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7골·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10골 고지에 올라,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도 성공했다. 정규리그에서만 6골·2도움으로, 생애 세 번째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에도 한 발 더 다가선 분위기다. 12월 기록은 선두 리버풀 골잡이 모하메드 살라(이집트·6골 2도움)와 같고, 팀 동료 해리 케인(잉글랜드)이나 아스널의 피에르 오바메양(프랑스·이상 5골 2도움)에 앞선다.
 
손흥민은 2016년 9월에 4골·1도움을 기록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4월에도 5골·1도움으로 또 한 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통틀어 ‘이달의 선수상’을 두 번 받은 선수는 27명뿐이다. 그리고 이번에 3회 수상에 성공하면 뤼트 판 니스텔로이(네덜란드) 등 7명의 ‘전설’과 같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손흥민이 ‘주목할 만한’ 공격수에서 ‘월드 클래스’ 골잡이로 진화한 비결이 뭘까. 선수 본인은 ‘휴식’과 ‘전술 변화’를 꼽는다. 최근 손흥민은 “11월 A매치 기간 중 대표팀 소집을 건너뛰고 푹 쉰 게 효과를 봤다. 그리고 토트넘의 주 포메이션이 4-2-3-1에서 4-4-2로 바뀌면서 (최전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선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팀에 대한 책임감이 좋아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이전 여러 시즌 동안 공간 활용과 템포의 강약 조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오프 더 볼(off the ball·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상황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또 상황에 따라 돌파 속도와 슈팅 타이밍을 조절할 만큼 노련해졌다”고 분석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케인·알리·에릭센 등 시즌 초반에 부진했던 팀 동료들까지 상승 곡선을 타고 있어 토트넘의 기세가 무섭다. 아시안컵에 합류 전까지는 손흥민은 ‘뜨거운 사나이’로 계속 주목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쩍 성장한’ 손흥민에 대한 영국 현지 언론과 팬들의 평가도 찬사 일색이다. 한 팬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솔직히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역대 7번 중 최고다. 칸토나와 베컴, 호날두는 잊어라. 지금은 손흥민의 시대”라는 글과 함께 손흥민이 춤추는 영상을 게시했다. 또 다른 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코리언’ 2위로 내려갔다. 1위는 단연 손흥민”이라고 썼다.
 
언론은 손흥민 별명 짓기 놀이에 재미 들린 분위기인데, 기존 ‘손세이셔널(손흥민+센세이셔널)’ ‘손샤인(손흥민+선샤인)’에 ‘손타클로스(손흥민+산타클로스)’를 추가했다. 산타클로스처럼 12월에 골과 기쁨을 선물하는 존재로 평가하는 것이다.
 
손흥민의 상승세는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현지 적응 중인 파울루벤투(49·포르투갈) 감독도 ‘손타클로스’가 하루빨리 합류해, 아시안컵 본선에서 한 번 ‘손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쳐, 한국 팬들에게 ‘손샤인’처럼 빛나는 기쁨을 안겨주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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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