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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아진 커피 입맛…'스페셜티' 매장이 뜬다


직장인 한승근(29)씨는 점심식사 후 '스페셜티(Specialty) 커피'를 즐겨 마신다. 가격은 일반 커피보다 1.5배 높지만,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고 신선한 원두의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커피 값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밥은 끼니를 챙기는 것이라면 커피 한잔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홍성무(36)씨 역시 마찬가지다. 주말이면 스페셜티 커피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카페를 즐겨 찾곤 한다. 홍 씨는 "커피는 원두를 추출하는 방식에 따라서 맛과 향이 달라진다"며 "같은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머신, 핸드드립, 콜드브루 등 추출방식이나 바리스타의 역량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지기도 해서 여러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편"이라고 했다.
 
'제3의 물결'…스타벅스가 선두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이 직장인의 식습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 고급 원두를 사용하는 스페셜티 커피가 주목받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말 그대로 특별한 커피다.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 평가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은 고품질 커피를 말한다.

이는 업계의 큰 흐름이다. 흔히 '제3의 물결'이라 한다. 1세대 인스턴트 커피 시대를 지나 2세대 원두 커피가 지금까지 커피 트렌드를 선도했다면 향후 10년은 3세대의 스페셜티 커피가 선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커피 소비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커피 수입량 세계 7위인 한국에도 '스페셜티 커피'의 물결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들도 관련 매장 오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선두 업체인 '스타벅스'다. 2016년부터 스페셜티 매장인 '리저브 바'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까지 15개로 운영되던 리저브 바는 올해 40여 개로 늘어났다.

이곳의 커피 가격은 보통 6500~7000원이다. 일반 매장 아메리카노(4100원)에 비해 비싸지만, 다양한 리저브 원두와 전용 추출 기기 등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선별한 일렉트로닉 중심의 전용 음악을 비롯해 전용 용기·빨대·가구까지 차별화해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에 힘입어 매장 매출은 해마다 매년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리저브 커피의 인기는,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소확행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커피 소비층이 두터워지면서 스페셜티 커피 수요 증가에 따른 다양한 기호에 맞춰 리저브 바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발 업체도 분주
스타벅스에 맞서 후발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이달 11일 서울 종로구에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인 '할리스 커피클럽'(센터포인트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최상급 COE(Cup of Excellence)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할리스커피는 2014년 처음 할리스 커피클럽을 선보인 뒤 올해에만 4곳을 추가 출점했다. 앞으로 꾸준히 할리스 커피클럽 매장 수를 늘릴 계획이다.


엔제리너스도 올해 4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스페셜티 커피와 프리미엄 티를 선보이는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소공점'을 열었다. 매장에서는 미국 커피 품질협회가 인정한 세계 상위 7%에 해당하는 우수한 등급의 원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 3종을 즐길 수 있다. 4명의 큐그레이더와 전문 바리스타 4명을 배치해 소비자들과의 소통 및 전문성을 강화했다.

커피빈도 프리미엄 커피와 티를 제공하는 CBTL(The Coffee Bean & Tea Leaf) 매장을 운영 중이다. CBTL 매장은 일반 매장에서 제공하는 모든 원두는 물론 CBTL 매장에서 단독으로 사용하는 스페셜한 원두를 포함, 총 17가지 중 고객이 원하는 원두를 선택해 드립커피로 즐길 수 있다.


이들과 달리 이디야커피는 서울 강남 본사에 단독 스페셜티 매장인 '이다야 커피랩'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각지의 스페셜티 원두를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단일 원두) 또는 블렌딩으로 마실 수 있다.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직접 커피 추출 과정을 선택하고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 리저브 바의 서비스 형태와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로스팅룸, 생두저장실, 베이커리룸 등을 모두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디야 커피랩의 심장으로도 불리는 로스팅룸은 한 달에 최대 100t까지 로스팅이 가능하다.

이디야 관계자는 "커피랩에서는 다양한 스페셜티는 물론 베이커리도 맛볼 수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하지만 수익 창출이 아닌 2000여 가맹점을 위한 커피·음료·베이커리 연구·개발(R&D)에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추가 출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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