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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약 묻은 치킨 8마리 뿌려도 '살묘남' 처벌 못하는 이유

최근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 김모(68)씨의 집 주변에서 쥐약 묻은 닭고기가 발견됐다. 그는 길고양이가 다니는 골목에 이 닭고기를 놓아 길고양이를 죽여 2016년 동물학대 혐의로 70만원의 벌금을 낸 경험이 있다. [사진 동물구조119]

최근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 김모(68)씨의 집 주변에서 쥐약 묻은 닭고기가 발견됐다. 그는 길고양이가 다니는 골목에 이 닭고기를 놓아 길고양이를 죽여 2016년 동물학대 혐의로 70만원의 벌금을 낸 경험이 있다. [사진 동물구조119]

동물권 보호단체 '동물구조119'는 지난 4일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에 사는 김모(68)씨의 자택 지붕 위, 창고 등에서 파란색 쥐약이 묻은 닭고기를 발견했다. 김씨의 자택 주변에서 이런 닭고기가 발견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6년 이 방식으로 고양이를 살해한 혐의로 고발조치 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70만원의 벌금을 냈던 경험이 있다.

 
벌금형이 내려진 후에도 김씨에 대한 제보는 계속 있었다. 지난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쥐약을 묻힌 닭고기가 올라온 것을 예의주시하던 동물구조119는 사실 확인을 위해 5명의 팀을 꾸렸다.
 
임영기 동물구조 119 대표를 포함한 이들은 올 8월 대전 현장으로 내려가 김씨의 자택 지붕과 옆 창고, 공터에서 쥐약 묻은 닭고기를 찾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프라이드치킨 7~8마리 분량이었다. 임 대표는 김씨의 집을 방문해 “내가 했다”는 자백을 들은 뒤 현장에서 112에 신고했다.

김모(68)씨의 집 주변에서 발견된 쥐약 묻은 닭고기. [사진 동물구조119]

김모(68)씨의 집 주변에서 발견된 쥐약 묻은 닭고기. [사진 동물구조119]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주거지에 길고양이들이 침입하고 야간에 울어대 고양이를 죽이기 위해 쥐약이 묻은 치킨을 놔두었다고 진술했다. 사건을 맡은 대전 대덕경찰서는 지난 10월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동물권 단체 '케어'는 이 사건을 직접 고소했으나 대전지방검찰청(대전지검)도 11월 8일 증거불충분으로 김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대전지검은 불기소한 이유에 대해 “김씨가 쥐약을 묻은 치킨을 놔둔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김씨가 놓아둔 쥐약이 묻은 치킨을 먹고 죽은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동물보호법상 미수범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불기소(혐의없음)한다”고 밝혔다.

김모(68)씨의 집 주변에서 발견된 쥐약 묻은 닭고기. [사진 동물구조119]

김모(68)씨의 집 주변에서 발견된 쥐약 묻은 닭고기. [사진 동물구조119]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상습적으로 죄를 지은 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는 조항도 있다.
 
김경은 동물구조119 자문 변호사는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지만, 미수에 대한 규정은 없고 이를 증명하려면 고양이 사체를 찾아 그 사인이 독극물에 의한 것이라는 점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씨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일 김씨의 자택 지붕에서 발견된 쥐약 묻은 닭고기는 생닭 한 마리 정도의 양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임 대표는 “이틀에서 사흘 정도 고통스러워하다 죽게 되는데 고양이 특성상 몸이 아프면 좁은 골목, 구멍 등 보이지 않는 곳에 숨는다. 집 주변에서 고양이 사체가 나올 확률은 낮다”고 설명했다.
 
쥐약 묻은 닭고기로 인한 추가 피해도 우려했다. 임 대표는 “이 닭고기를 고양이만 먹는다는 보장도 없다. 어린아이가 멋모르고 만지거나 다른 동물도 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가 죽고 나서야 이 행동을 막을 수 있다면 이미 너무 늦다. 이전에 벌금 70만원 낸 것에서 형을 가중해도 100만원 정도 낼 텐데 몇 마리의 고양이가 더 죽어야 할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동물구조119는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을지로동 주민센터에서 ‘신탄진 살묘남 사건해결을 위한 집담회’를 열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임 대표는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어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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