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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만 남은 건물···강남 덮은 검은연기 원인 '스티로폼'

26일 화재가 발생한 청담동 공사현장의 외벽이 모두 녹아 사라졌다. 김정연 기자

26일 화재가 발생한 청담동 공사현장의 외벽이 모두 녹아 사라졌다. 김정연 기자

 
26일 오후 5시쯤 발생한 강남구청역 인근 공사장 화재는 건물만 태우고 약 한 시간 뒤인 6시8분 불길이 대부분 잡혔다. 공사중이던 건물 외벽은 검게 그을렸고, 공사장 가림막도 모두 녹아내렸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관 134명이 투입됐다. 손창오 강남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오후 6시쯤 브리핑을 통해 “31명의 현장 근로자 중 22명은 4시30분쯤 퇴근했고, 나머지 9명도 안전 대피한 것을 확인했다.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공사장 건물 외벽에 설치된 비계(발받침)이 열기에 녹아 밖으로 기울어져 있다. 김정연 기자

화재가 발생한 공사장 건물 외벽에 설치된 비계(발받침)이 열기에 녹아 밖으로 기울어져 있다. 김정연 기자

 
불이 난 건물은 신축 중인 지하 3층, 지상 4층짜리 오피스텔이었다. 콘크리트 작업을 끝내고 외벽에 단열재로 스티로폼을 붙여 놓은 상태였다. 현장 근로자 유모(64)씨는 “외벽 전체에 100㎜짜리 단열용 스티로폼을 붙여 놓았다”며 “불이 단열재를 타고 올라가 번지면서 벽이 그을리고 연기가 시커멓게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지하 1층 협력업체 사무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외벽에 설치한 철제 비계(받침대) 일부가 불의 열기 때문에 휘어 기울기도 했다. 한전에서는 비계가 인근 전신주의 전선과 맞닿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고압선을 끊었다. 공사장 옆에 있던 저압전선과 통신선 일부가 불에 타면서 인근 3개 빌딩이 정전되기도 했다. 인근 건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는 “내일 영업해야 하는데 전기가 복구되느냐”며 현장 근처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사고 현장 주변 골목이 100m 정도 통제되고 이 구간에 주차된 차량들이 견인되기도 했다.
 
이 건물 공사 현장소장은 “근로자들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연기가 흘러나왔다”며 “소화기를 들고 4명이 갔지만, 걷잡을 수 없어서 119에 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빌딩 점포를 찾아가 “보험회사를 통해 피해 보상 등에 대해 연락드리겠다.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성수동에서 본 청담동 화재 현장의 검은 연기. 독자제보

성수동에서 본 청담동 화재 현장의 검은 연기. 독자제보

 
퇴근길에 화재가 발생해 인근 도로가 혼잡을 빚기도 했다. 차를 타고 강남구청역 앞을 지나던 장재헌(60)씨는 “연기가 하늘을 다 덮고, 소방차량 등이 출동하면서 인근 교통이 심하게 정체됐다”고 했다. 검은 연기가 용산, 광진 등 한강 북쪽에서도 보일만큼 뻗어 나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목격담도 잇따랐다. 성수동 자택에서 연기를 봤다는 이수민씨는 “오후 5시 20분쯤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보이더니, 3~4분만에 청담동 인근을 다 덮을 만큼 검은 구름이 커졌다”며 “소방차 사이렌 소리까지 잇따라 들리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놀라 베란다에서 걱정스럽게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한전 직원들과 통신사 직원들이 전선과 통신선을 복구 중이다. 한전 측은 “아직 전기 복구 시간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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