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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장관 "근로감독, 단속 대신 자율 시정으로 전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내년부터는 (기업의) 자율 시정을 중심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전국 근로감독관에게 지시했다. 기업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되면 곧바로 시정 조치 또는 사법처리 수순을 밟던 지난 1년 6개월간의 업무방식에서 대전환을 꾀하는 셈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뉴스1]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뉴스1]

 

기업 옥죄기식 고용노동 정책 변화 가시화
전임 장관 때 적폐청산위 권고 사실상 폐기

이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근로감독관과의 대화에서 이런 내용의 내년도 근로감독 방향을 제시했다. 당초 이 장관이 참석해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고 안경덕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이 이 장관의 지시를 근로감독관에게 전했다.
 
이 장관은 "내년 한 해 주요 노동정책에 대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현장 근로감독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정책 방향과 근로감독 기조를 전달했다. 이 장관은 "내년에는 경제·고용 여건 등을 고려해 자율 시정 중심의 근로감독을 실시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인 근로감독 방법도 제시했다. 이 장관은 "정기 감독은 사전 계도를 통해 충분한 자율시정 기회를 부여한 뒤에 지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감독에 들어가기에 앞서 법 위반 위험이 있는 사례나 정부의 정책을 사전에 기업과 공유하고, 관련 사안을 자체적으로 시정하도록 시간을 준 뒤에 지도·점검을 하라는 얘기다.
 
이 장관은 특히 "내년 정기(근로)감독 대상인 2만여 개 사업장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 1~2개월 전에 사전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사업장 스스로 노동관계법을 준수·시정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서다.
 
이런 고용부의 정책 기조 변화는 김영주 전 고용부 장관 때와 판이하다. 특히 김 장관 재임 당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적폐청산위원회)가 '임시 검문'식으로 불시에 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권고한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실상 적폐청산위원회의 권고를 폐기한 셈"(경제단체 관계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임 김 장관은 "적폐청산위원회의 권고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다만 이 장관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한 수시·특별감독은 이런 정책 방침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갑질 논란을 일으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관련 회사처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회사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이 장관은 또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해 "사업장 스스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도록 지원하라"며 "(최저임금 위반에 걸리지 않도록) 현장 방문등 계도 중심으로 하고, 임금체계를 기업 스스로 합리적으로 개편할 수 있게 자율 시정 기간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처벌 위주의 단속형 근로감독을 지양하고, 계도 중심의 근로감독을 하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은 정책 현장을 책임지는 핵심 자원"이라며 "전문성을 갖추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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