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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국민은행 파업 위기…시험대 오른 허인 행장

“노조는 경영의 한 파트너다. 서로 다른 부분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2017년 11월 21일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첫 마디다. 시중은행장 가운데 첫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사화합을 강조했던 허 행장의 소통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허인 국민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은 2000년 주택은행 합병이후 19년 만에 총파업 위기를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27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성ㆍ반대 투표를 한다.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내년 1월 중 파업에 나선다는 게 노조측 입장이다. 투표 하루 전날인 26일 오후 7시부터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조합원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파업 가능성에 불을 지핀 것은 ‘연말 성과급’ 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다.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 성과가 뛰어난만큼 지난해 수준 성과급(300%)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2조79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당기순이익(2조1747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은행은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성과급제도의 이익배분 기준을 경영 목표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 달성으로 바꾸는 방안을 노조가 먼저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다.  
 
노사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지난 24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합의가 결렬되면서 임금피크제, 페이밴드(성과에 따라 차등연봉을 지급하는 제도) 등의 협상테이블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시점도 의견이 갈린다. 노조는 도입 연령 시점을 만56세로 1년 늦추는 것을 요구하는 반면 은행은 부점장과 팀장급으로 이원화된 진입시기를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상 부점장의 임금피크제 적용시점이 팀장급 이하 직원보다 평균 5.5개월 빠르다. 페이밴드 전면 도입도 주요 쟁점이다. 페이밴드는 연차가 쌓여도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다. 은행은 4년 전 신입행원을 대상으로 도입한 제도를 전 직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노조는 폐지를 주장한다.  
 
양측의 의견차가 커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허 행장의 소통 리더십이다. KB금융은 지난해 10년 만에 리딩뱅크(당기순이익 기준)를 탈환했다.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3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대출이 늘면서 이자수익이 늘어난 반짝 효과일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스마트폰뱅킹 인기 등 금융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내부 갈등에 발이 묶인다면 정작 가장 중요한 내년 먹거리 마련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사간의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지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파업의 명분도 약할뿐더러 파업 참여율이 높아 일부 점포가 문을 닫는다면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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