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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밖으로 나왔더니···하루 만에 한달치 매출 '대박'

온라인으로만 여성 구두를 판매하던 ‘마고’의 창업자 알렉사 버클리는 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가 ‘대박’을 냈다. 당시 폭풍우가 몰아쳤는데도 불구하고 200여명의 여성이 스토어를 찾아 하루 만에 거의 한 달 분의 구두를 팔아치웠다. 
 
버클리는 “내 인생에서 가장 미친 하루였다”면서 “오프라인 경험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애틀랜타와 보스턴, 댈러스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다시 테스트해보고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 오프라인 고객은 온라인보다 13% 더 소비했고, 특히 반품 비율이 크게 낮았다. 
 
결국 버클리는 지난 7월 뉴욕 맨해튼의 그리니치빌리지에 상설 매장을 열었다.
 
온라인에서 침대를 판매해온 캐스퍼슬립의 맨해튼 오프라인 매장 전경. 이 곳에서 직접 누워본 뒤 구매는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온라인에서 침대를 판매해온 캐스퍼슬립의 맨해튼 오프라인 매장 전경. 이 곳에서 직접 누워본 뒤 구매는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디지털 네이티브 업체들이 오프라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처음에는 온-오프 컨버전스라는 명목으로 하나둘 오프라인 매장을 차렸는데, 예상보다 큰 효과를 보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구식’으로 간주했던 온라인 소매업체조차 대거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의 원동력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얻어낼 수 있는 이득을 알아차렸다는 점이다. 미국 센서스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1달러 가운데 90센트(10분의 9)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출됐다. 
 
가치평가사인 무디스는 앞으로 10년 뒤 그 금액은 75센트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업체들이 ‘큰물’에서 놀지 않을 수 없는 배경이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그린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는 디지털로 시작한 브랜드들이 현재 미국 전역에서 600개 이상의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안경점 와비파커의 맨해튼 오프라인 매장 전경.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온라인 안경점 와비파커의 맨해튼 오프라인 매장 전경.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한 때 “임대계약을 하느니 자신의 의류브랜드를 없애버리겠다”고 떵떵거리던 에버레인의 창업자 마이클 프리스먼은 현재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점포 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침대를 판매해온 캐스퍼슬립도 약 2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 3년간 200개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온라인 안경점으로 인기를 끌어온 와비파커 또한 올해 말까지 10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생 업체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하고 있다.
 
온라인 전문 남성복 판매업체인 보노보스는 2011년 뉴욕에 오프라인을 매장을 처음 연데 이어 최근 켄터키주 렉싱턴에도 개점해 조만간 60개 이상의 매장을 갖추게 된다. 보노보스는 지난해 월마트에 3억1000만 달러(약 3500억원)에 인수됐다.
 
온라인 셔츠판매업체인 언터킷의 맨해튼 매장. 2020년 말까지 미국내 200개 가까이 오픈할 계획이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온라인 셔츠판매업체인 언터킷의 맨해튼 매장. 2020년 말까지 미국내 200개 가까이 오픈할 계획이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2011년부터 온라인에서 셔츠를 판매해온 언터킷은 2015년 후반 맨해튼에서 팝업스토어를 테스트했다. 이후 40개의 상설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2020년 말까지 150곳을 추가로 열려고 한다. 
 
언터킷의 창업자 크리스 리코보노는 “오프라인 매장은 우리를 다른 수준으로 이끌었다”면서 “고객들이 밤새 사라지는 다른 온라인 전자상거래 회사인지 못 미더워서 100달러(약 11만원)짜리 셔츠를 사주지 않았는데, 오프라인 매장 오픈 이후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줬다”고 말했다.
 
온라인 광고가 더 이상 성장을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저변에 퍼진 것도 이 같은 움직임에 한몫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인스타그램 등에서 광고를 내는 게 한 때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스니커즈부터 비아그라까지 온갖 브랜드가 즐비하다. 
 
우후죽순 격 광고 시장에서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고, 광고비는 더 비싸졌다. 보다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알리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을 느끼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시어스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매장들이 하나둘 도산하면서 공실률이 높아진 것도 오프라인 진출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됐다. 지난 3분기 미국의 쇼핑몰 공실률은 9.1%를 기록해 경기침체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음만 먹으면 골라서 입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게다가 건물주들은 온라인업체들이 재고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상점보다 적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실제 보노보스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은 피팅룸과 맞춤형 컨설팅의 역할이 더 커서 견본만 비치된 매장 내 재고 발생률이 ‘제로(0)’이다. 매장명이 ‘가이드 숍’인 이유이다.
 
보노보스의 뉴욕 맨해튼 매장은 고객에 맞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수 있게 가이드해준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보노보스의 뉴욕 맨해튼 매장은 고객에 맞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수 있게 가이드해준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일부 건물주는 예전처럼 장기간 임대를 요구하지 않고 최소 1년으로 제안하는 게 추세다. 스타트업들이 견디기 힘든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리모델링 비용을 건물주가 직접 지불하고, 월 임대료 대신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보노보스의 최고경영자(CEO) 미키 온뷰럴은 “오프라인 매장을 들렀다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이 바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에 비해 20% 더 소비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엄청난 광고판”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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