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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한 세상 평정하소서!"…北 찬양글 올린 60대 징역형

[중앙포토]

[중앙포토]

인터넷 카페에 북한을 찬양하는 댓글을 올리고 이적 표현물을 다수 지니고 있던 6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8형사단독(부장판사 오병희)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60)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정씨는 초등학교 임시교사와 학습지 교사 등으로 일하다 1999년부터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2008년 4월 한 인터넷 토론 사이트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과 관련된 기사를 읽고 대한민국 체제에 불신을 갖게 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0년 5월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카페 두 군데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 카페는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찬양하고 선군정치·주체사상 등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면 회원들이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종북 의식화 학습을 하는 곳이었다.
 
정씨는 2010년 2월 22일 오전 자신의 집에서 카페에 접속해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내용을 게시한 글을 읽었다. 『세기와 더불어』는 92년 4월 15일 김일성 80회 생일을 계기로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에서 발간한 책으로, 김일성의 출생부터 보천보 전투에서의 승리 일화, 항일무장투쟁 지휘 활동까지를 그리며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씨는 이 글을 읽고 "김일성 장군님을 진실로 알게 됐고 존경을 받아야 할 큰 의인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글마다 감동으로 읽고 있습니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같은 해 9월 26일 오후에도 카페에 게시된 '배달민족 단군의 직계자손들이여 영원히 축복받으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님(김정일 지칭)이시여! 어서 오소서. 정의와 사랑의 갑옷을 입으시고, 어서 오시어 혼돈한 세상을 평정하소서. 불의와 미움과 이기심이 극에 달한 멸망으로 치닫는 이곳을 치료하소서. 사랑하는 님이시여! 어서 오시어 저희를 위로해 주소서. 만세! 만세! 쌍수 들고 환영하나이다"라는 댓글을 썼다.
 
이 밖에도 정씨는 "김일성 주석 각하와 김정일 각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인간애, 민족애를 지니신 사랑의 화신" "'세기와 더불어'는 지상 최고의 의인 백과사전이라 생각됩니다" 등 다수의 북한 찬양 댓글을 적었다.
 
정씨는 자신의 집에 '주체사상총서' '김일성 대원수 만만세' 등 이적표현물을 컴퓨터 파일이나 자필 기록으로 소지하고 있었다.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전경.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전경. 대구=김정석기자

 
재판부는 "이 이적표현물은 북한의 지도자들, 노동당 등의 업적을 찬양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주체사상·선군정치사상·무력에 의한 흡수통일방안 등에 동조하고 이를 선전하는 내용이므로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라며 "인터넷 카페 등에 게시된 이적표현물과 이에 동조하는 글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도 클 것으로 보이므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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