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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이더 쐈나,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했나…진실 공방

지난 20일 동해 상에서의 한국 구축함과 일본 초계기 간의 레이더 조준 여부를 놓고 한ㆍ일 군 당국이 초유의 진실게임에 돌입했다. 일본 방위성은 25일 A4 한장짜리 반박자료를 내 한국 군 당국의 발표를 전면 부인했다.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면서도 내부에선 일본을 반박할 장비ㆍ영상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①사격 레이더 빔 쐈나=일본 방위성은 이날 자료를 통해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20일 공해에서 해상자위대 초계기 P-1을 조준해 레이더를 겨냥했다고 다시 주장했다. “P-1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기관제 레이더 특유의 전파가 일정 시간 여러 차례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해군은 일본이 언급한 화기 관제 레이더를 STIR 180(사격통제 레이더)으로 보고 있다. 광개토대왕함에 탑재된 STIR 180은 움직이는 공중 표적을 조준하는 빔을 쏴 탄착 지점을 유도한다. STIR 180이 가동됐다면 일본 주장대로 명백한 적대행위인 셈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STIR 180의 가동은 없었다고 단언한다. 단 사격통제시스템 중 하나인 MW-08을 탐지레이더로 활용해 북한 조난 선박을 찾았다. 그런데 MW-08은 수상 목표용이지 공중 조준용은 아니다. 해군 일각에선 그런데도 일본이 MW-08과 STIR 180을 모두 화기관제 레이더로 묶어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일본은 레이더 조준을 문제삼으면서 STIR 180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화기관제 레이더라는 용어를 썼다.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 [중앙포토]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 [중앙포토]

 
②일본 초계기 저공비행했나=방위성은 “P-1은 국제법과 국내 관련 법령을 준수해 해당 구축함으로부터 일정 고도와 거리를 취해 비행하고 있었다”며 “구축함 상공을 저공으로 비행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간 한국 해군은 수색 활동 중 일본 초계기가 갑자기 저공으로 비행해 광학카메라가 부착된 전자광학추적장비(EOTS)를 작동했다고 설명해왔다. 일본 초계기가 돌발 행동을 했다는 취지다. 방위성의 발표는 이에 대한 전면 부인이다. 해군 당국자는 그러나“일본 초계기가 1000ft(약 305m) 상공까지 하강해 광개토대왕함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일본 측이 근거로 삼은 국제법과 국내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군 소식통은 “저공 비행을 주로 하는 초계기 특성을 고려해도 다른 나라 함정을 ‘온톱(바로 위)’으로 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번  초계기 비행은 EOTS의 광학카메라에 영상으로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③일본 측 호출 묵살했나=방위성은 발표에서 “P-1이 국제 VHF와 긴급 주파수 2개 등 총 3개의 주파수를 이용해 3차례에 걸쳐 한국 해군 함정을 호출했다”며 “영어로 ‘한국 해군함정, 함 번호 971 (korea south naval ship, hull number 971)’이라고 호출해 레이더 조사 의도 확인을 시도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해군 당국은 앞서 “통신 강도가 너무 미약하고 잡음이 심해 ‘코리아 코스트(해경)’라는 단어만 인지했다”고 설명해 왔다. 일본 초계기가 해경을 찾았으니 해군으로선 응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한국 측이 ‘코리아 코스트’라고 호출했다지만, 그런 용어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공개 부인했다.
 
광개토대왕함의 기동 훈련 모습 [해군 제공]

광개토대왕함의 기동 훈련 모습 [해군 제공]

 
일본은 격한 대응을 이어갔다. 자민당 국방부회ㆍ안전보장조사회합동회의에 참석한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외무부대신은 “한국 측에 사죄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지지통신은 “함장의 처분(처벌)과 한국 측의 사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야마모토 토모히로(山本朋広) 자민당 국방부회장은 “한국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한국 군 당국은 레이더 운용 현황, EOTS 녹화 자료, 승조원 증언 등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수집·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윤설영 특파원,서울=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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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