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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내년 부동산 시장 어떻게 될까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가 9·13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의 예고대로 3기 신도시 4곳(12만 2000가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다주택자를 응징하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는 고집에서 한 발짝 물러난 반가운 변화다. 광역교통망 개선, 풍부한 도시지원시설 용지 확보, 국공립 유치원 설치 등 여러 측면에서 고심한 흔적도 보인다.
 
3기 신도시 성공 여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을 입주 시점에 맞춰 완성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각각의 신도시에 판교 제1 테크노밸리의 1.4~2배 면적의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지정하는데, 기업유치가 원활할지도 봐야 한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는 몇 가지 보완할 여지가 있다. 첫째, 광역교통망과 산업단지 계획들은 신도시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생활여건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한다. 1기 신도시는 대규모로 조성되면서 개발이익을 많이 거둘 수 있었던 덕분에 기반시설을 충실히 갖출 수 있었다. 반면에 2기 신도시는 규모가 작아서 광역 기반시설 투자를 사실상 포기한 채로 개발됐고, 그 결과가 ‘미분양의 무덤’이었다.
 
3기 신도시는 규모가 더 작다. 광역교통개선 부담금을 기존보다 2배 이상 거둔다고 해도 재정지원이나 민자유치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추가 재원이 고려된다면 차제에 2기 신도시 및 여타 택지개발지구들도 그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도권 외곽 지역들의 접근성이 개선될수록 서울 주택시장의 수요 압력이 줄어든다.
 
둘째, 3기 신도시들이 유령도시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일자리와 생활환경 대책이 확실하고 또 지속 가능해야 한다. 이전 정부에서 신도시 건설을 중단한 것은 도시재생 쪽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구증가율이 낮아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데다 70~80년대에 지은 노후 아파트들이 급증하는 상황이 그 배경에 있다. 이런 추세들은 현재진행형이다. 따라서 첨단산업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부가가치 낮은 도시형 중소 제조업도 무시하면 안 된다. 입주 시기에 맞춰 학교가 문을 여는 정도가 아니라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등을 유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시론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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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일반적으로 인구 50만명은 돼야 자족도시가 될 수 있는데, 3기 신도시들은 그 절반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자체로는 일자리나 생활환경 측면에서 수준 높은 도시가 되기 어렵다. 과천과 계양은 각각 서울과 인천의 베드타운 이상이 되기 어렵지만, 남양주와 하남은 기존의 인근 택지개발지구들과 긴밀히 연계되도록 계획하면 자족적인 도시권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기 신도시가 개발되면 서울, 특히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무리 신도시 계획을 잘해도 몇십년간 도시기능을 키워온 서울 도심이나 강남 수준의 주거여건을 금방 만들 수는 없다. 3기 신도시들은 서울의 고가 주택 시장에 영향을 주기보다 20~40대 가구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힌다는 의미를 갖는다.
 
강남 집값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중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이 더 중요한 정책 목표이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강남 집값에만 집착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강남 3구의 아파트는 약 30만 호로 가구 수 기준으로 전체의 2.1%에 불과하다. 서민이 매입하기에는 이미 너무 비싼 소수의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는 것이 서민 주거안정과 무슨 상관이 있나. 강남 아파트 가격상승이 주변 지역에 전이될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요즘 강남과 여타 지역 주택시장들은 따로 움직이고 있다.
 
내년에도 서울의 주택시장은 강보합이 예상되지만, 외곽 수도권 지역은 잘해야 보합세를 보일 것이다. 수도권 밖 지방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강남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내년에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주택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결국 ‘강남 집착증’에서 벗어나면 여러 정책 대안이 보인다. 필자에게 대안을 하나만 꼽으라면 재건축 규제 완화다. 연말 기준 감정원 주택가격지수의 전고점인 2009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4.5%로 물가상승률 18.4%보다 낮았다.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 가격상승률(46.1%)이나 가구소득 증가율(39.6%)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낮다. 작년과 올해 이런 격차가 일부 메워졌지만, 소비자 선호가 몰리는 새 아파트나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의 가격 상승 잠재력이 크다.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해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규제가 아무리 강해도 시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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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