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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행갔다 뇌사 상태로 돌아온 23세 美청년…"북한은 5억달러 배상하라" 판결

북한에 장기억류됐다가 지난해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북한이 약 5억113만 달러(5천643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관광갔다 17개월 억류…의식불명 빠져
손해배상소송 1심 5643억 배상 판결
북한 재판에 불참…아무런 답변하지 않아
배상금 지불 가능성 낮을 듯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열린 미국 연방의회 하원 의사당에 초대된 오토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가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열린 미국 연방의회 하원 의사당에 초대된 오토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가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베릴 하월 판사는 24일(현지시간) 판결에서 "북한은 웜비어에 대한 고문, 억류, 재판외(外) 살인과 그의 부모에 입힌 상처에 책임이 있다"면서 이같이 판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하월 판사는 판결문에서 "5일간의 단체 북한 관광을 떠나기 전, 버지니아 대학 3학년이던 오토 웜비어는 건강하고 사교적인 학생이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그의 마지막 고향 방문을 위해 미국 정부 관리들에게 그를 넘겼을 때는 앞을 못 보고 귀가 먹고 뇌사 상태였다"고 말했다. 하월 판사는 또 "웜비어 부모는 북한이 아들을 붙잡아 전체주의 국가의 볼모로 쓰는 잔혹한 경험을 직접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웜비어 부모는 지난 10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금과 위자료 등 명목으로 11억 달러(1조2천600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번 재판은 웜비어 사망 이후인 지난해 11월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9년 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서 가능해졌다. 미국은 피해자를 고문·납치하거나 사망케 한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북한 측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북한은 고문 등 의혹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례에 비추어 보면, 북한이 배상금을 지불할 가능성 역시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북한 감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사건의 2015년 2심 재판에서 미국 법원은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며 3억3천만 달러(3천71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했다.  
 
법원은 2016년 유족 측 요청에 따라 판결문을 북한 외무성과 미국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영국 런던과 중국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으로 보냈으나 반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은 "북한이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불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여서 미국에서 압류할 만한 자산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을 위해 찾은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 귀환한 지 엿새 만에 23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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