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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기준시간 174→209시간…재계 “수용 못한다”

정부가 24일 국무회의에서 내놓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수정 개정안에 대해 경영계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영계 입장을 대변해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크게 낙담하고 억울한 심경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기업 치열한 분자·분모 싸움
정부, 유급휴일 주 8시간 인정
최저임금 기준시간 35시간 증가
시간당 임금은 줄어드는 셈
경영계 “낙담·억울” 강력 반발

이날 국무회의에선 실제 일한 시간(소정근로시간)보다 최장 69시간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입법 예고됐던 시행령의 최저임금 계산 기준시간을 법정 주휴시간인 35시간만 늘어난 209시간으로 고쳤다. 최저임금 산입 대상 임금에서도 전체 유급수당이 아니라 주휴수당만 포함하기로 했다.
 
최저임금은 산입 대상 임금(기본급+고정수당+매월 지급하는 상여금·복리후생비 일부)을 기준시간으로 나눠 계산한다. 분자인 대상임금이 늘어나거나 분모인 기준시간이 줄면 기업에 유리하고, 분자가 줄거나 분모가 늘면 노동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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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분모와 분자를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법원의 판단도 엇갈렸다. 가장 큰 논란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돼 있지만 최저임금법에는 없는 ‘주휴수당’이다. 주휴수당은 법정수당으로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면 하루(8시간)의 유급휴일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사업장마다 유급휴일이 다르다는 데 있다. 일부 대기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은 법정 주휴일 외에 하루(4시간 또는 8시간)를 더 약정 유급휴일로 정한다. 실제 일한 시간보다 12~16시간치 임금을 더 받는다. 고용부는 지난 30년간 법이나 시행령에 없는 주휴일을 최저임금 계산 기준시간(분모)에 포함해 행정지도를 해 왔다.
 
하지만 행정지도에서 최저임금 위반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져도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주휴수당은 최저임금 산입범위(분자)에 넣고, 주휴시간은 최저임금 기준시간(분모)에서 빼고 계산했다. 최저임금법에 주휴수당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1개월을 평균 4.345주로 쳤을 때 주 40시간을 일하면 실제 일한 시간(소정근로시간)은 174시간이다. 당초 고용부는 시행령을 고쳐 분모인 기준시간을 ‘소정근로시간+전체 유급시간’으로 정하려 했다. 이 경우 분모는 소정근로시간에 법정 주휴시간(35시간)을 더하면 209시간, 약정휴일까지 더하면 최대 243시간까지 늘어난다. 연봉 5000만원이 넘는 대기업이 최저임금법 위반이 된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주휴일만 더하고 약정휴일은 빼는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경영계는 반발했다.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약정휴일의 수당은 분자에 그대로 두고 약정휴일 시간만 분모에서 빼야 하는데, 둘 다 제외하면 달라질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 “노조의 힘이 강한 대기업에만 존재하는 약정 유급휴일 관련 수당(분자)과 시간(분모)을 모두 제외한 건 기존 고용부 입장과 같아 경영계로선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수정안을 적용해도 5000만원 이상 받는 대기업 근로자의 최저 임금논란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연봉 5000만원을 주고도 고용부의 시정지시를 받은 현대모비스는 최저임금 산입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격월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는 것으로 바꾸려 하지만,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노조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약정휴일이 기준시간에서 빠졌지만, 해당 임금도 빠져 계산된 최저임금은 그대로다.
 
한계상황에 몰려 있는 중소기업은 더 심각하다. 최저임금 기준시간이 35시간 늘어나면 임금을 더 올려줘야 오르는 최저임금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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