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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인걸이 사찰 인정” 청와대 “비위첩보 이첩은 당연”

김용남 전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민간인 신분인 박용호 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포함된 ‘청와대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목록 아래 이인걸 특감반장의 사인이 보인다. [연합뉴스]

김용남 전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민간인 신분인 박용호 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포함된 ‘청와대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목록 아래 이인걸 특감반장의 사인이 보인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4일 청와대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당 진상조사단장 김도읍 의원은 이날 조사단 회의에서 “(특감반이) 민간인 신분인 박용호 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를 받았다는 그 자체가 이미 민간인 사찰이 끝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이인걸 전 특감반장의 발언이 근거다. 전날 한국당이 이 전 반장의 자필 서명이 있는 ‘첩보이첩목록’을 공개하자 이 전 반장은 “김태우 수사관이 자의적으로 가져온 내용”이라면서도 “박용호 전 센터장 건은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첩보 가치가 있었다. 청와대의 감찰 범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 전 반장의 해명이 민간인 사찰 행위를 부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보고’ 절차가 있었고 감찰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도 시인했기 때문이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박 전 센터장 첩보 자료를 받고 대검으로 이첩한 것은 민간인 사찰행위를 끝까지 이행한 것이다. 민간인 사찰 보고가 올라오면 중단하고 주의를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령 ‘대통령비서실 직제’는 특감반 업무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직제 7조(특별감찰반)에서는 특감반 직무 범위를 ①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 ②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③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로 한정했다. 김도읍 의원은 “딱 떨어지는 민간인 사찰”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박 전 센터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사찰 때문에 일자리까지 잃었다”고 말했다. 박 전 센터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센터장에 재공모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8~9월 중기벤처부 산하 창업진흥원 A 부장이 전화해 “검찰인지 감찰인지 어디선가 요구해 센터 관련 서류를 넘겼다. 괜찮으냐”고 물었다며 “걱정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공모에서 빠지라는 뉘앙스였다. 그때 ‘내 뒷조사를 하고 있구나’느꼈다”고 말했다.
 
이인걸

이인걸

한국당·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압박을 이어갔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첩보이첩은 민정수석의 결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입을 열 때가 됐다. 조 수석이 두들겨 맞으며 가겠다고 얘기했는데 당당히 국회 운영위에서 입장을 밝히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은 ‘읍참마속’의 결단을 내려 조 수석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비위 사실 묵살하는 게 위법”=청와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민간인 관련 첩보뿐 아니라 청와대로 오는 일반 편지 중에서도 의심 소지가 있으면 검찰, 경찰, 국세청 등에 보내는 것이 의무”라며 “민정수석실에서 비위 사실을 알고도 묵살하는 것이 오히려 법률 위반”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 관련 첩보를 검찰에 이첩한 배경에 대해서도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예산이 투입된 사업에 대한 비위 정보는 이첩 의무가 있다”고 했다. ‘국민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56조에는 “공직자는 다른 공직자가 부패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경우 이를 수사기관·감사원 또는 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청와대는 다만 김 수사관이 왜 민간인인 박 전 센터장에 대한 첩보 보고를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과거 민정수석실에서는 특정인에 대한 감찰 지시를 통해 얻은 정보를 수사기관에 이첩한 뒤에도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사실상의 수사지휘가 이뤄져왔다”며 “이번 정부 들어 조국 민정수석이 지검장에게 전화를 하는 등의 수사 상황을 파악한 적이 없고, 해당 사건 역시 실무 단위에서의 이첩 이후 추가 조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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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