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추락사 여중생 가족 "타미플루 먹고 환청 호소, 이상 행동도"

[중앙포토]

[중앙포토]

“의사가 타미플루 부작용만 알려줬어도…. 멀쩡했던 아이가 이렇게 비참하게 죽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유족 “부학생회장 돼 좋아했는데
약 부작용만 제대로 알려줬어도 … ”
의사 “복용 지도 못해 죄송하다”

일본서도 청소년 투신사고 8건
복용 뒤 2일간 보호자가 지켜봐야

독감 환자에 처방하는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숨진 부산 여중생 이모(13)양의 외삼촌 손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양은 지난 22일 오전 5시59분 부산의 한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양이 12층 자신의 방 창문을 열고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손씨는 “조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아이다.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관계가 좋았고, 너무나 밝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양은 사고 전날인 21일 동네 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A형 독감 진단을 받고 해열제와 타미플루 등을 처방받았다. 학교 부학생회장에 출마한 이양은 이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소견 발표만 하고 집으로 왔다. 이양은 담임 교사에게 부학생회장 당선 소식을 전해 듣고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손씨는 “조카는 가족들과 행복한 밤을 보냈다. 아빠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는 약속을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양은 오후 10시쯤 타미플루를 두번째 복용했고 자정께 방으로 향했다. 손씨는 “조카가 ‘물을 마시러 간다’면서 주방이 아닌 다른 방으로 걸어가는 이상 행동을 했다고 한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잠든 줄로만 알았던 이양은 그 뒤 아파트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양과 유사한 사례는 드물게 발생해왔다. 2009년 경기 부천시에서 14세 중학생이 타미플루를 먹고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당시 이 학생은 “환청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2016년에는 11세 초등학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21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식약처 산하 의약품안전관리원은 유가족에게 의약품 피해 구제 보상금을 지급했다. 식약처는 약과 추락사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약 때문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타미플루 사용상의 주의사항 [식품의약품안전처]

타미플루 사용상의 주의사항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는 2009년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유행하면서 타미플루의 문제점이 조금씩 불거지자 그 해 11월 의사와 약사에게 ‘안전성 유의 서한’을 배포했다. 식약처는 서한에서 “이상행동 부작용은 환자 보호자가 세심한 주의를 할 경우 충분히 예방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의사·약사는 타미플루 처방·투약 및 복약지도할 때 유의사항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2009년 타미플루에 “10세 이상의 미성년 환자가 약 복용 뒤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른 예가 보고되고 있다. (중략)자택에서 요양하는 경우 적어도 2일간 보호자 등이 소아·미성년자가 혼자 있지 않도록 환자·가족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주의사항이 명시됐다.  
 
또 식약처는 지난해 ‘타미플루 안전 사용 리플렛’에도 유사한 경고문을 담았다. 일본에서도 2009~2017년 8건의 소아·청소년 환자의 투신 사고가 발생하자 주의사항을 내놨고, 한국 식약처가 이를 참고했다.
 
이양의 부모는 이번에 의사·약사에게서 주의사항을 듣지 못했다. 담당 의사는 사건 이후 이양 부모에게 “요즘 환자가 너무 많아 복용 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문은희 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과장은 “약을 처방한 의사나, 약을 내준 약사 모두 환자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타미플루를 먹지 말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 문 과장은 “독감에 걸리면 면역력 수준에 따라 치명적인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타미플루는 효과적인 독감 치료제로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끊거나 줄여서는 안 된다. 부작용은 일시적일 뿐더러  부작용이 극단적 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충분히 예방 가능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아이를 잘 지켜보면서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부산=이은지 기자 etoil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