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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BMW, 폴크스바겐과 달랐다···SW 조작 없어 과징금 줄어

'폴크스바겐과 달랐다' SW 조작 오명은 벗었지만…
 

주행중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 [사진 송파소방서]

주행중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 [사진 송파소방서]

 
정부가 연쇄 차량 화재가 발생했던 BMW 차량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BMW가 결함을 고의로 은폐 축소하고 리콜(recall·결함 보상)도 지연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뜨거운 감자’였던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것은 아니었다.
 
국토교통부 민관합동조사단과 독일 BMW 본사가 밝힌 차량 화재의 원인은 약간 상이하다. BMW는 지난 8월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의 ‘우회 밸브(bypass flap)’에 결함이 있었다고 지목했다. 이로 인해 뜨거운 배기가스가 흡기다기관에 쌓여 있던 냉각수 찌꺼기를 가열해 화재를 일으킨다는 입장이다.  
 
BMW EGR시스템 구조. [사진 국토교통부]

BMW EGR시스템 구조. [사진 국토교통부]

 
피터 네피셔 BMW그룹 디젤엔진 개발 총괄 책임자는 “▶냉각수가 검댕처럼 침전해 있고 ▶주행거리가 굉장히 긴 차량이 ▶장시간 주행 도중 ▶배기가스 우회 밸브가 열려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갈 경우에만 불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8월 10일 종합 10면
 
하지만 국토교통부 민관합동조사단이 24일 밝힌 BMW 차량 화재의 원인은 당시 BMW의 조사 내용과 약간 차이가 있다. 일단 BMW의 주장대로 냉각수 찌꺼기가 화재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다만 냉각수 찌꺼기를 가열하는 500℃의 배기가스가 과량으로 분출되게 하는 결함 부품으로 다른 부품을 지목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토교통부는 “(BMW가 밝혔던) EGR 우회 밸브는 화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고, EGR 밸브가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EGR 밸브가 닫혀야 하는 순간에도 열려있어 뜨거운 배기가스가 냉각수 찌꺼기에서 불꽃을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결함 부품으로 지목한 제품은 다르지만, BMW는 이미 지난 10월부터 EGR 밸브를 교체 중이다. 7월부터 시작한 1차리콜은 거의 끝났고(90.8%·9만6681대) 10월부터 시작한 추가리콜도 5대 중 1대는 리콜을 완료했다(21.8%·1만4339대)
 
지난 8월 대전시 BMW 서비스 센터에 BMW 차량들이 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연합뉴스]

지난 8월 대전시 BMW 서비스 센터에 BMW 차량들이 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연합뉴스]

 
더불어 국토교통부는 ‘모든 리콜 대상 차량(17만2080대)의 흡기다기관을 점검 후 리콜하라’고 명령했다. 흡기다기관은 엔진 연소 후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흡입한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다. 불꽃이 튄 냉각수 찌꺼기가 쌓여있던 부품이다. BMW그룹코리아는 “국토교통부 입장을 존중한다”며 “흡기다기관 부품 자체는 결함이 없지만, 냉각수가 누수하면 흡기다기관이 손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흡기다기관 상태를 점검하고 이상이 발생할 경우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적물

퇴적물

 
이번 조사는 글로벌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하는 결과다. 스위스 독립 자동차시험기관 DTC(다이내믹 테스트 센터·Dynamic Test Center)는 지난 9월과 10월 자체 조사 결과 EGR 냉각수 누수가 BMW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늑장리콜로 과징금, 결함은폐로 검찰고발 절차
 
다만 민관합동조사관은 폴크스바겐처럼 BMW가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는 내용은 이번 조사 결과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간 BMW 화재 피해자 모임 등은 BMW가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주장했고, 민관합동조사단도 이 문제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BMW가 화재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한국 환경부의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대규모 과징금을 물어야할 판이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은 지난 2015년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독일에서 10억유로(1조3000억원), 미국에서 43억달러(4조6000억원), 한국에서 319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도 지난 6월 “BMW 차량을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BMW가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공식적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가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 건 BMW가 화재 사실을 알면서도 뒤늦게 리콜을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BMW는 올해 7월 20일 화재 원인을 인지했다고 주장하지만,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보다 약 3년 전(2015년 10월) BMW 독일 본사가 화재를 인지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39개 차종(2만2670대)에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화재원인

화재원인

 
이에 대해 BMW그룹코리아는 “근본적인 화재 원인을 찾자마자 리콜을 했기 때문에 늑장 리콜이 아니었다”며 “과징금 부과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리콜을 하기 전 제출했어야 하는 기술분석자료를 최대 153일 늦게 제출했다”며 이를 ‘결함 은폐 정황’으로 봤다. 국토교통부가 검찰 고발을 결정한 배경이다. 자동차관리법 제78조는 자동차 제조사가 결함을 고의로 은폐·축소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BMW 코리아 서비스센터. [사진 BMW그룹코리아]

BMW 코리아 서비스센터. [사진 BMW그룹코리아]

 
이에 대해 BMW그룹코리아는 “은폐하려는 의도로 고의로 사건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리콜을 하는 과정에서 보고가 다소 지연된 것”이라며 “단 1명인 담당자가 인수·인계를 하지 않고 장기 병가를 떠난 상황에서 기술 분석 자료가 나온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한장현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가 리콜을 늦게 실시하긴 했지만 소프트웨어 알고리듬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차량 화재 사태는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겠지만, 국토교통부가 조사 원인을 잘못 짚었다면 다시 사태가 확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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