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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빨간 트리’의 멜라니아…역대 美퍼스트레이디의 장식 센스는

멜라니아 여사가 트위터에 올린 크리스마스 공식 사진. [사진 트위터]

멜라니아 여사가 트위터에 올린 크리스마스 공식 사진. [사진 트위터]

 
 트리는 붉게, 드레스는 하얗게-. 올해 크리스마스에 임하는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선택은 ‘강렬한 단색’이었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시뻘건 크리스마스 트리로 구설수에 휘말린 한편, 공식 사진에서 입은 흰 드레스로 찬사도 얻었다. 

1961년 재클린 여사가 전통 처음 시작
시어머니 아이디어 며느리가 베끼기도
멜라니아 흰 드레스로 명예 다소 회복

 
백악관의 안주인인 퍼스트레이디는 성탄절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장식에 골머리를 앓는다. 여론의 관심이 지대한 탓에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역대 미국 영부인들의 아이디어 대결을 살펴봤다.
 
개성 뚜렷한 멜라니아의 크리스마스
 
 멜라니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개한 공식 크리스마스 사진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의 화이트 드레스를 입었다. 촬영 당일인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의회 무도회 때 착용해 언론의 주목을 받은 옷이다. 
 
15일 백악관 연례행사인 의회 무도회에서 멜라니아가 트럼프 연설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AFP=뉴스1]

15일 백악관 연례행사인 의회 무도회에서 멜라니아가 트럼프 연설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AFP=뉴스1]

 
 특별한 장식 없이 반짝이는 옷감으로만 몸매를 드러낸 긴 팔 드레스는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목까지 올라오는 터틀넥으로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곡선미를 강조했다. 미국 대표 패션지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는 “영부인이 입기에 파격적이었던만큼 아름다웠다”며 “2018년 멜라니아가 보여준 패션 중 가장 대담했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외신은 “눈부신 드레스를 입고 겨울 동화 나라를 연출했다”고 묘사했다.
 
 공식 크리스마스 의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멜라니아는 '미적 감각'에 평가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앞서 백악관 이스트윙(East Wing) 통로에 장식 없는 붉은색 트리를 배치한 뒤 시달렸던 혹평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 셈이다.
 
지난달 26일 백악관이 공개한 붉은색 크리스마스 트리. 영부인 집무실로 가는 통로에 배치됐다. [사진 백악관]

지난달 26일 백악관이 공개한 붉은색 크리스마스 트리. 영부인 집무실로 가는 통로에 배치됐다. [사진 백악관]

 백악관에는 매년 퍼스트레이디가 직접 크리스마스 장식 테마를 정해 꾸미는 전통이 있다. 멜라니아가 고른 올해 장식의 주제는 ‘미국의 보물(American Treasures)’ 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올해 멜라니아가 고른 붉은색 트리를 두고 “기괴하다”, “피에 담궜다 꺼낸 나무 같다”, “붉은 나무가 마치 다진 쇠고기를 뭉쳐 놓은 것 같다”는 등의 악평을 쏟아냈다.  
 
 멜라니아 본인이 인터뷰에 나서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각기 다른 취향이 있다. 빨간 크리스마스 트리는 실제로 보면 더 멋지다”고 해명할 정도였다. 백악관 직원은 장식을 공개하며 “레드(red)는 이번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을 아우르는 테마”라고 언급했다. 멜라니아의 장식 센스가 도마 위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같은 장소에 이파리가 없는 흰색 나뭇가지를 배치해 ‘공포의 얼음공주 방’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올해 빨간 트리가 놓인 공간은 지난해에도 멜라니아가 흰색 나무를 배치해 '공포의 크리스마스'라는 평을 들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사진 백악관]

올해 빨간 트리가 놓인 공간은 지난해에도 멜라니아가 흰색 나무를 배치해 '공포의 크리스마스'라는 평을 들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사진 백악관]

58년간 이어진 영부인 ‘연말 숙제’
존 F.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가 1961년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존 F.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가 1961년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가 특유의 비호감 이미지로 주목을 끄는 측면이 있지만, 백악관 성탄 장식은 전통적으로 연말연시 미국인들의 화제 중심에 올랐다. 퍼스트레이디의 센스와 재치, 사고력 등을 압축적으로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져서다.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을 영부인이 주도해 꾸미는 전통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다. 그 이전에도 백악관에 트리는 있었다. 1929년 허버트 C 후버 대통령 집권 때부터 트리 장식을 영부인이 관할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다만 큰 테마를 정해 트리 외 건물 전체 장식에 관여하기 시작한 건 재클린이 시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 가족이 지체장애인들이 만든 장식물로 꾸민 트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 가족이 지체장애인들이 만든 장식물로 꾸민 트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백악관 역사협회’의 선임 사학자인 매튜 코스텔로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961년 처음으로 재클린 여사가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크리스마스 트리와 백악관 전체를 장식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이 역대 퍼스트레이디 주도 하에 본격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케네디 부부는 현재까지도 가장 인기있었던 미국 대통령 내외로 꼽힌다. 재임 때 연예인 못지 않은 사랑을 받았던 재클린은 첫 장식 주제로 ‘호두까기의 방(Nutcracker Suite)’을 선택해 대중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후 숱한 퍼스트레이디들이 다양한 장식을 통해 각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로 아동이나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주제가 많았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아내인 로살린 카터 여사는 1977년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만든 장식품들로 트리를 꾸몄다. 미셸 오바마는 2015년 워싱턴 D.C.의 초등학생들이 만든 모형 눈꽃송이를 이스트윙 통로 천장에 달았다.
 
미셸 오바마는 올해 빨간 트리가 들어선 이스트윙 통로에 초등학생이 참여해 만든 눈꽃송이를 달았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미셸 오바마는 올해 빨간 트리가 들어선 이스트윙 통로에 초등학생이 참여해 만든 눈꽃송이를 달았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동심에 방점을 찍었던 미셸은 2016년 그녀의 마지막 백악관 크리스마스 때 레고를 활용한 파격 데코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고 4900개로 만든 커다란 생강쿠키(진저브레드)를 한켠에 배치했다. 당시 퍼스트독(first dog)이었던 반려견 ‘보’와 ‘써니’의 대형 모형도 레고로 만들어졌다. 미셸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백악관 전통 중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어머니인 바바라 부시가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왼쪽 사진)를 로라 부시가 똑같은 주제로 다시 만들었다.(오른쪽 사진)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시어머니인 바바라 부시가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왼쪽 사진)를 로라 부시가 똑같은 주제로 다시 만들었다.(오른쪽 사진)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최근 타계한 아버지 부시의 아내인 바버라 부시 여사도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이 컸다. 1989년 첫 트리를 장식하면서 널리 알려진 동화 속 주인공들을 인형으로 만들어 걸었다. 이 아이디어는 24년 뒤 그녀의 며느리인 로라 부시가 똑같이 벤치마킹해 재현하면서 화제가 됐다. 로라는 미 전역의 역사적 명소를 트리 장식으로 형상화하거나(2007), 의회에서 뽑힌 예술가에게 장식을 맡기는(2008) 등 애국심에 관심이 많았다. 
 
힐러리가 1995년(좌)과 1999년(우) 크리스마스 때 대형 과자의 집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힐러리가 1995년(좌)과 1999년(우) 크리스마스 때 대형 과자의 집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백악관에는 매년 커다란 생강쿠키로 과자의 집을 만드는 전통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1995년 어린 시절에 살던 자신의 집을 70파운드(약 32㎏) 짜리 과자의 집으로 재현했다. 클린턴 재선 이후인 1999년에는 아예 백악관과 워싱턴 기념탑, 마운트 버넌, 제퍼슨 기념관을 한꺼번에 과자로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힐러리가 영부인 재임 마지막 해에 선보인 트리.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힐러리가 영부인 재임 마지막 해에 선보인 트리. [사진 백악관역사협회]

 모형 건물을 좋아했던 힐러리는 2000년에는 ‘휴일의 사색(Holiday Reflections)’이라는 주제를 골라 백악관 서재 트리에 미국 명승지 모형을 주렁주렁 매달았다.
 
 빨간색을 주제로 한 장식은 멜라니아에 앞서 1975년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가 처음 시도했다. 백악관 역사협회의 매튜는 “백악관에 빨간색 장식이 자리 잡게 한 사람은 낸시 레이건 여사”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전통이 이어지는 한 퍼스트레이디의 장식 아이디어는 앞으로 매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멜라니아는 성탄 사진을 게재하면서 트위터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짧은 인사를 남겼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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