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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펜션 보일러 공기유입관, 벌집으로 막혀있었다

일산화탄소 누출로 고등학생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강릉 아라레이크펜션의 201호 보일러에서 바깥 공기가 유입되는 급기관 입구가 벌집에 막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고위 관계자는 23일 “가스보일러가 정상적으로 가동하려면 공기가 잘 통하도록 급기관이 확보돼 있어야 하는데 사고 보일러는 벌집으로 막혀 있었다”며 “일정 수준의 산소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불완전연소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마감이 제대로 안 된 연통이 떨어져 나가면서 일산화탄소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가스보일러 급기관에 새가 들어와 집을 지으면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난 적이 있다”며 “이후 설치된 보일러 급기관은 입구를 약 16㎜로 좁혀놨지만, 그 틈으로 벌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스보일러가 정상 작동하려면 적당량의 산소가 유입하도록 급기관이 잘 뚫려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릉지역 가스보일러 설치업체 대표 박모(62)씨는 “급기관에 물이 차거나 막힐 경우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 불완전연소가 발생하면서 폭음과 함께 연통이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2014년 4월 설치된 201호 가스보일러가 가스안전공사의 최초 ‘완성검사’를 통과한 이유도 수사하고 있다. 완성검사를 통과하려면 가스보일러를 시공한 사람의 시공 정보 등을 기록한 ‘시공표시판’을 부착해야 한다. 201호 가스보일러의 시공표시판엔 이런 정보가 없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완성검사의 범위는 저장 용기~계량기까지고, 외벽에 막혀있을 경우 보일러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며 “당시 펜션 가스시설을 담당한 직원도 보일러가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가스보일러 시공표시판에 시공자 정보가 없으면 완성검사 합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경찰은 사고가 난 보일러 설치업자와 안전점검을 담당했던 가스공급업체를 상대로 이 보일러가 설치된 경위와 안전점검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학생 4명 중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이 상태가 호전돼 이번 주 초에 퇴원할 예정이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학생 2명 중 한 명은 간단하게 대화할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아져 22일 오후 일반병실로 옮겼다. 중환자실의 다른 의식불명 학생도 기도에 넣었던 관을 제거하고 통증 반응도 좋아지는 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2명은 간·콩팥 기능을 서서히 회복하는 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아직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손상된 장기 회복을 위해 저체온 치료를 하고 있다. 경과를 봐가면서 고압산소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릉=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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